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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조선업에 세금 인센티브" 트럼프 숨겨진 속내는[글로벌 왓]

트럼프, 첫 의회 연설서 '조선업 부흥' 강조

조선업 패권 거머쥔 中견제·해양 안보 강화

"파나마 운하 통제권 가져올 것" 야욕도

4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 회의에서 연설을 마친 후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빨리, 매우 빨리'라며 쇠퇴한 미국 조선업 재건을 강조하고 나섰다. 글로벌 조선업계에서 지배력이 커진 중국에 대응하는 한편 미국의 해양 안보를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간)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진행된 집권 2기 첫 의회 연설에서 "상선과 군함 건조 등을 포함한 미국 조선 산업을 부활시키겠다"며 "백악관에 새로운 조선업 담당 부서를 신설하고 이 산업을 원래 있어야 할 미국으로 되돌리기 위해 세금 감면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조선업에서 뒤쳐졌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우리는 빨리, 매우 빨리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는 글로벌 조선 산업 패권을 거머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중국 관영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중국 조선업은 15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조선 건조량은 4818만 DWT(중량톤)로 글로벌 시장의 55.7%에 달했다. 수주량은 1억 1305만 DWT로 전년 대비 58.8% 늘어났다. 글로벌 조선 시장의 75%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반면 미국의 조선업은 1920년대 이후 쇠퇴한 상태다. 미국 연안을 운항하는 선박은 반드시 미국에서 건조해야 한다는 일명 '존스법'이 제정된 이후 미국 조선사들이 자국 내 군함과 상선 건조를 독점하면서 조선업에 대한 투자 유인과 생산성이 감소한 탓이다.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1970년대 후반 미국의 선박 건조 점유율은 10% 초반대를 기록했으나 현재는 0.2%로 쪼그라들었다. 한때 414곳에 달했던 미국 내 조선소는 현재 21곳에 불과하다.



이같은 조선업 쇠퇴는 미국의 해양 경제안보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중국 조선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중국의 군함 수는 현재 미국을 추월한 상태다. 국제 무역에 활용되는 상선도 마찬가지다. 현재 중국은 7000척 이상의 국적 상선을 보유 중이지만 미국 국적의 상선은 185척에 불과하다. 해군력 뿐 아니라 글로벌 교역에서도 중국 상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것이다. 현재 중국의 글로벌 조선산업 점유율은 70%에 이른다.

자국 산업을 독려하기 위한 인센티브와 더불어 중국을 대상으로 한 규제 조치도 시행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글로벌 해운 산업에서 중국의 지배력을 약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행정 명령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에서 건조한 선박이 미국에 입항하거나 미국 항만에서 중국산 크레인을 사용하면 수수료를 부과하고, 이 수수료를 미국 해양 산업 강화에 투자하는 방안 등 18개 조치가 포함됐다. WSJ는 “미국 의회도 자국의 조선업 육성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트럼프 정부의)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파나마 운하 통제권을 되찾을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파나마 운하는 전 세계 무역의 약 6%가 이뤄지는 요충지로, 미국 주도로 1914년 완공돼 1999년 파나마 정부에게 소유권 이전이 이뤄진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홍콩 소재 회사들이 파나마 운하 인근 2개 항구를 운영하는 것은 중립성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현재 파나마 운하 운영권을 가진 홍콩 기업들이 운영권을 미국계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컨소시엄에 넘기기로 합의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한 거래”라고 분석하면서 "블랙록 컨소시엄은 트럼프 정부가 이번 딜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입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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