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폭발물 대신 6개의 칼날을 장착해 목표물을 암살하는 이른바 ‘닌자 미사일’의 실전 영상을 공개했다.
1일(현지 시각) 미 군사전문매체 더워존(The War Zone)에 따르면,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가 초정밀 암살용 미사일 ‘AGM-114R9X’(이하 R9X)로 시리아 북서부에서 알카에다 연계 조직 후라스 알딘(HaD) 고위 군사지도자 무함마드 유수프 지야 탈라이를 제거했다.
마이클 에릭 쿠릴라 중부사령관은 “우리는 조국과 이 지역의 미국, 동맹국, 파트너를 지키기 위해 테러리스트들을 끊임없이 추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령부는 이번 작전이 테러리스트들의 공격 계획을 저지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사령부는 지난달 23일 암살 작전 당시 촬영된 영상을 X(옛 트위터)에 공개했는데, 이는 이 미사일의 실전 사용 모습을 최초로 공개한 것이다. 공개된 영상에는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된 차량 타격 장면이 담겼다.
무인기에 탑재된 적외선 카메라가 크로스헤어(십자선)로 탈라이가 탑승한 차량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면서 R9X 미사일을 유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사일이 차량에 명중한 순간 일반 미사일과는 다르게 큰 폭발이나 화재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십자 모양의 빛이 번쩍이면서 차량은 서서히 속도를 줄이며 멈췄다.
이어 공개된 컬러 영상에서는 운전석 쪽 차량 지붕에 뚫린 구멍이 선명하게 보인다. 이는 R9X 미사일의 특징적인 타격 흔적으로 운전석 위치를 정확히 타격했음을 보여준다. R9X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개발된 미사일로, 폭격 시 민간인 사상자를 줄이기 위해 개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특수 미사일은 기존 헬파이어 미사일을 개조해 미사일 안에 폭약이 든 탄두를 넣는 대신 표적에 명중하기 직전에 6개의 칼날이 펼쳐지도록 설계됐다. 또 특정 지점만을 정확히 타격할 수 있는 첨단 유도 시스템을 갖춰 주변 피해를 최소화한다. 이러한 독특한 작동 방식으로 ‘닌자 미사일’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미군은 지난 2017년 국제 테러 조직 알카에다의 2인자였던 아부 알마스리를 제거할 때도 R9X 미사일을 사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알마스리가 탄 차량이 내부는 큰 피해를 입었지만 외부는 칼날이 뚫고 들어간 흔적만 남아 미 공군의 신형 미사일이 사용됐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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