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관절 분야의 명의로 ‘국가대표 무릎 주치의’로 통하는 김진구 명지의료재단 의료원장이 30년 넘게 수술을 집도하며 느끼고 겪은 이야기를 책으로 펴냈다.
신간 ‘수술실에서 보낸 3만 시간’은 김 의료원장이 수술실 안팎에서 마주했던 다양한 에피소드를 담았다. 국내를 대표하는 스포츠의학 권위자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쌓은 성취보다 실패와 시행착오에 대한 고찰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김 의료원장은 평소 “좋은 수술은 모든 실패에 대한 상세한 기억에서만 가능하다”고 공공연하게 말해왔다. 본인 스스로 실수를 줄이기 위해 수술 과정을 60단계로 세분화한 노트를 만들고 120여 개 경험과 교훈을 더해 자신만의 ‘수술 족보’를 완성했다. 책에서 이 과정과 성찰을 담담히 회고하는 한편 의료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을 담았다. ‘일 년 대기, 일 분 진료’라는 장에서는 환자들이 오랜 시간 기다려 상대적으로 짧게 진료를 볼 수밖에 없는 한국 사회의 현실을 지적한다.
이 밖에도 수술실이 주는 긴장과 스트레스 속에서도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한 저자만의 비법이나 이상화·김연경·김아랑 등 국가대표 선수들의 부상을 치료하며 느낀 경험을 통해 어느 환자에게나 최선을 다하는 철학을 담아냈다. 그는 “책은 성공보다 실패에서 배운 것들에 대한 기록이자 국가대표 선수부터 어린 난치병 환자, 조폭 두목까지 다양한 환자들과 함께한 3만 시간의 수술실 경험”이라며 “단순한 의학 이야기가 아니라 한 의사가 겪은 실패와 성장, 그리고 사람 대한 진솔한 이야기가 독자에게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의료원장은 명지병원 스포츠의학센터를 이끌며 120편이 넘는 국내외 논문을 발표하고 다수의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사단법인 ‘운동이 약이다’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스포츠의학 발전과 인식 확산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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