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중국 비야디(BYD)가 홍콩 증시에서 유상증자를 통해 약 8조20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BYD는 전 세계적인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속에서도 글로벌 생산기지 확장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3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BYD는 총 425억 홍콩달러 규모의 신주 1억 2980만 주를 개당 335.2 홍콩달러에 발행했다. 3일 종가 대비 7.8% 가량 할인된 가격이다.
공모 당시 예상 발행 물량은 1억1800만 주 정도였지만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유상증자 규모를 10% 늘렸다.
시장에서는 BYD가 지난달에만 전년 대비 161% 증가한 31만8000대의 친환경차(전기차+하이브리드차)를 판매하는 등 사업 실적이 호조를 보이자 투자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블룸버그는 “BYD의 유상 증자 규모는 2021년 식품 배달 플랫폼 메이투안이 100억 달러를 유치한 이후 4년 만의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BYD는 조달한 자금을 해외 사업 확장, 연구개발(R&D) 투자, 해외 사업 확장, 운전 자본 확충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조안나 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BYD는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되는 관세를 우회하기 위해 전 세계 여러 곳으로 생산 거점을 현지화하려는 구상을 갖고 있다"며 "이번 유상 증자를 통해 관세 리스크 확대로 시급해진 해외 공장 건설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BYD는 지난해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45.3%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하면서 돌파구를 찾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BYD는 유럽 내 세 번째 공장 신설도 검토하고 있다. 스텔라 리 BYD 수석부사장은 최근 “내년 상반기 중에 세 번째 유럽 공장 위치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BYD는 헝가리와 튀르키예에 연간 50만 대의 생산 규모를 갖춘 공장 2곳을 짓고 있다. 최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속에서도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 중인 BYD는 올해 총 판매량을 600만 대까지 늘려 제너럴모터스(GM)를 따라잡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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