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러시아와의 관계 회복의 일환으로 대(對)러시아 제재를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백악관은 국무부와 재무부에 러시아 대표단과 논의하기 위한 제재 완화 목록의 초안을 작성해 달라고 요청했다.
제재 완화 대상은 일부 올리가르히(oligarch·정경 유착한 신흥 재벌 집단) 및 금융 기관, 개인들일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이러한 '옵션 문건'은 제재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작성하는 경우가 많은데, 백악관이 나서서 직접 지시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에서 러시아와의 종전 협상 카드로 제재 완화 조치를 이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무기 및 군수물자를 지원하고, 러시아에는 잇단 경제 제재를 부과했다. 제재 조치는 러시아 경제의 핵심인 석유와 천연 가스에 대한 수입 및 이전을 제한하는 등 전쟁 자금 조달 능력을 약화하는 조치가 포함됐다.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은 러시아산(産) 석유에 배럴당 60달러(약 8만7000원)의 가격 상한을 지정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특히 퇴임 직전인 1월10일 러시아 내 주요 석유사 2곳과 183척 이상의 선박에 신규 제재를 단행했다.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는 미국의 제재 완화로 엄청난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을 압박하기 위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에게 "러시아의 제재가 조만간 완화될 수 있다"며 입장을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협상을 추진하면서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패싱’하고 러시아와 밀착하는 행보를 보인 데 이어 지난달 28일 백악관 정상회담에서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모욕을 줘 전세계에 충격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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