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 오전(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전쟁 종전과 광물 이권 문제에 담판을 벌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백악관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연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28일 오전 11시에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양국 협정에 서명한다고 알렸다. 지난 19일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적당히 성공한 코미디언, 선거 없이 집권하고 있는 독재자”라고 비난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내가 그렇게 말했느냐. 내가 그렇게 말했다는 것을 못 믿겠다”며 입장을 바꾼 듯한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의 희토류 등 광물 자원을 두 나라가 함께 개발한 뒤 공동 기금에 재투자하는 내용의 협상을 마무리지을 것으로 보인다. 안전보장과 관련해서는 안보 보장을 얻기 위한 우크라이나의 노력을 미국이 지지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해당 협정을 ‘경제 프레임워크 협정(economic framework agreement)’으로 부르며 “전략 광물, 석유·가스, 인프라 자산이 그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우크라이나전쟁 종전 작업에 운을 띄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협상 개시와 동시에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불가, 2014년 이후 러시아가 강탈한 영토의 전면적 원상회복 불가를 사실상 선언했다. 또 18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제외한 채 러시아와만 고위급 대화를 진행해 해당 국가들의 반발을 샀다. 미국이 발을 뺀 지역 안보에 비상이 걸린 유럽 국가들은 그 직후 프랑스 파리에서 두 차례에 걸친 다자 정상회담을 가졌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스타머 총리는 잇따라 미국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최종 합의를 보더라도 자국 내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만 경제적 실익을 챙기고 우크라이나는 구체적인 안전 보장 장치를 약속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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