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광물 협정 체결이 임박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한 유럽 동맹국들 사이에서도 사실상의 지분권 발언이 등장하고 있다. 미국에 대한 견제 의도가 크지만, 향후 동맹국 간 광물 쟁탈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프랑스는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지난해 가을부터 방위 산업을 위한 광물 활용 방안을 논의해 왔다고 공개했다.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프랑스 국방장관은 이날 라디오 프랑스앵포에 나와 “지난 가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파리에 왔을 때 큰 주목을 받진 않았지만, 전쟁 승리를 위한 계획에 원자재 문제를 포함했다”며 “미국 뿐만 아니라 프랑스에도 여러 가지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과 그 팀은 원자재 문제가 우리와 거래 요소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따라서 (광물 협정 관련 논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히 새롭게 제안한 게 아니고,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우크라이나 국방장관과 함께 프랑스의 필요를 위해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도 말하며 “프랑스 방위 산업도 특정 원자재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광물이 전쟁 지원에 대한 대가냐’는 질문엔 “아니다. 보상을 요구하는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 방위 산업은 향후 30∼40년 무기 체계에 핵심 원자재가 필요하며 이를 다각화해야 한다는 뜻”이라며 “이것이 마크롱 대통령이 내게 요청한 일로, 지난 10월부터 프랑스 차원에서 우크라이나와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제 문제, 특히 에너지는 늘 군사·안보 문제와 얽혀 있음을 강조한 뒤 “순진하게 생각하지 말자”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마크롱 대통령이 몇 달 동안 해 온 일은 이 분야에서 프랑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것이며 따라서 우리는 이에 대해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에 앞서 유럽연합(EU)도 지난 24일 4년간 사실상 지지부진했던 우크라이나와의 광물 파트너십 이행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스테판 세주르네 EU 번영·산업전략 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24일 키이우를 찾아 “우크라이나는 유럽이 필요로 하는 30개의 중요 자원 중 21개를 공급할 수 있다”며 “유럽과 우크라이나가 ‘윈윈’하는 파트너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 EU와 우크라이나는 핵심 원자재 공급 다각화 및 확보를 목표로 우크라이나 내 원자재 채굴·가공 공정 탈탄소화를 위한 전략과 로드맵 개발, EU 금융기관을 통한 투자 자금 조달 등을 골자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그러나 이듬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사실상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광물자원의 5%를 보유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 산하 지질자원연구소(BRGM)는 2023년 발간한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에 철, 망간, 우라늄, 티타늄 등 100여종의 자원이 매장돼 있고, 이중 상당수가 전략적으로 중요한 핵심 광물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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