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본 출생수가 역대 최소인 72만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9년 연속 최저 기록을 경신한 가운데 외국인을 제외한 일본인만 포함하면 총 수가 70만 명을 밑돌 가능성이 크다. 저출산 문제가 날로 심화하면서 사회 보험료 부담 등을 둘러싼 젊은 세대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27일 발표한 인구동태통계(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 태어난 아이 수(외국인 포함)는 전년 대비 5.0% 감소한 72만988명이다. 이는 통계작성이 시작된 1899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2014년의 100만명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약 30%에 해당하는 28만명이 줄어들었다.
앞서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가 2023년 4월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외국인을 포함한 출생수가 72만명대가 되는 것은 2039년이었다. 당시 예상했던 것보다 15년이나 빠르게 저출산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는 2024년 출생수를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지는 '중위 추계'에서 77만 9000명으로 예측했다. 가장 엄격하게 추산한 '하위 추계'에서는 69만명으로, 이날 나온 후생성 통계는 후자에 가깝다. 당초 2024년은 코로나 19 영향이 줄어 출생자 수가 늘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으나 이마저도 빗나갔다.
출생자 수가 감소한 것과 달리 사망자 수는 늘어 일본 전체 인구 감소는 가속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사망자 수는 전년 대비 1.8% 증가한 161만 8684명으로 집계됐다. 출생수와 사망수의 차이인 '자연 감소'도 89만 7696명으로 역대 최다였다.
혼인 건수는 2.2% 증가한 49만 9999쌍이었다. 2년 만에 수치가 증가했지만, 2년 연속 50만 쌍을 밑돌았다. 유럽과 달리 혼외 자녀가 적은 일본에서는 혼인 건수 감소가 장래 출생수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저출산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총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2023년에 29.1%였던 고령화율은 2040년 34.8%에 달할 전망이다.
현역 세대가 짊어져야 할 부담도 불어나고 있다. 미쓰비시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의료, 요양, 연금을 포함한 사회보장급여비는 2040년도에 169조엔으로 2020년도 대비 28%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역 세대가 부담하는 보험료와 공적자금이 재원인 의료급여비는 48% 증가한 63조엔, 요양은 71% 증가한 19조5000억엔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닛케이는 이 수치가 중위 추계를 전제로 한 것인 만큼 이번처럼 예상을 뛰어넘는 저출산이 계속된다면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본인에 한정한 출생수와 합계출산율(1명의 여성이 일생 낳는 아이의 수)은 6월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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