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명태균 특검법’이 27일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명태균 리스크’를 부각하며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등 여권 잠룡을 겨냥해 압박에 나섰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명태균 특검법을 재석 의원 274명 중 찬성 182명, 반대 91명, 기권 1명으로 가결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 6당이 발의한 명태균 특검법은 20대 대선 경선 과정에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와 김건희 여사가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조작한 불법·허위 여론조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담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인지 사건’ 수사가 가능하도록 해 오 시장, 홍 시장 등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명태균 게이트’로 수사 범위를 확장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명태균 특검법에 대한 부결을 당론으로 정했지만 김상욱 의원은 유일하게 찬성표를 던졌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명태균 특검법은 간판만 바꾼 민주당의 26번째 정쟁 특검”이라며 “우리 당과 보수 진영을 정치 수사로 초토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표결 이후 “(명태균 리스크와 관련해) 잘못된 것이 있다면 밝히고 국민들이 조기 대선에서 믿을 수 있는 지도자를 선택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공당의 임무”라고 명태균 특검법에 찬성한 이유를 설명했다.
민주당은 명태균 게이트에 대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명태균 특검법은 윤석열이 무너뜨린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고 윤석열이 파괴한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법안”이라며 특검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주당은 명 씨가 오 시장, 홍 시장 등에 대해 언급한 녹음 파일을 공개하는 등 연일 명태균 게이트와 관련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향후 조기 대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여권 잠룡으로 거론되는 이들을 겨냥한 공세를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국민의힘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당 공천·경선 과정 등이 수사 대상에 포함되면 여권 전반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 권한대행이 명태균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최 권한대행은 앞서 ‘내란 특검법’과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 특검법의 보충적·예외적 도입을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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