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아무리 좋은 규제라도 고칠 수 없는 규제처럼 고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환경부는 환경을 보호하고 난개발을 막는 특성으로 규제 부처로 통한다.
김 장관은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환경부의 갈등 조정과 대처 능력에 대한 질문에 “환경부의 국·과장은 좋은 취지에서 만든 규제라도 이 규제가 수십년 넘게 그대로 유지되는 게 최선인지 고민한다”며 “규제는 환경부가 지키려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다른 방식으로도 가능한 게 규제”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때로는 갈등을 풀고, 때로는 갈등을 일으켜야 하는 부처다. 예를 들어 환경부가 작년 7월 발표한 기후대응댐 후보지 14곳은 찬반 여론이 들끓고 있다. 환경부는 해당 지역에 댐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충분한 보상을 통해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 환경부가 갈등을 만드는 방식이 규제다. 환경부는 기업의 이윤 추구가 환경을 해칠 가능성을 규제로 막는다. 예컨데 문재인 정부 때 화학물질을 관리하는 화평법·화관법을 두고 정부와 기업간 갈등이 심했다. 환경부는 두 법이 합리적인 규제인지 역풍을 맞았다.
김 장관은 이런 갈등을 대화로 풀 수 있다는 입장이다. 환경부는 3년 만에 다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기업, 정부, 국회가 참여하는 형태의 집단 합의를 이끈다. 하지만 3년 전 집단 합의는 기업과 피해자의 이견이 커 무산됐다. 김 장관은 20일 국회에서 이 방안을 보고하면서 정부 책임을 인정했다. 김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도 “국회와 함께 합의가 마무리되도록 하겠다, 정부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기후댐도 마찬가지다. 김 장관은 최종 후보지를 3월에 발표한다면서도 해당 지역에서 공감대가 형성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김 장관은 “장관 취임 직후 밝힌 것처럼 공감대 없이 강제로 진행하지 않겠다는 약속은 유효하다”며 “정부는 국가 미래의 책무와 국민 공감대를 얻어할 책무가 있다, 기후댐은 두 책무가 충돌하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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