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테슬라가 중국에서 자율주행 지원 소프트웨어 ‘FSD’와 유사한 기능의 첨단 주행 보조 소프트웨어를 선보였다. 비야디(BYD) 등 현지 업체들의 부상으로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첨단 기능을 앞세운 테슬라가 가시적인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25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날 소셜미디어 위챗 계정을 통해 주행 보조 시스템인 오토파일럿을 업데이트해 ‘오토파일럿 자동 보조 운전’ 기능을 제공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가격은 6만 4000위안(8800달러, 약 1260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번 업데이트로 테슬라는 자동 차로 변경, 교통신호 인식 주행, 교차로 경로 인도 등 기능을 추가로 제공한다. 중국 매체 차이신은 이를 두고 “테슬라의 FSD가 중국에서 시작됐음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테슬라는 미국 등 여러 국가에서 FSD를 제공하고 있지만 그간 중국에서는 출시할 수 없었다. 미중 갈등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데이터 규제 등을 이유로 출시를 막아왔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4월 머스크가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리창 국무원 총리를 만난 뒤 분위기가 바뀐 것으로 해석된다.
새 기능을 장착한 테슬라가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갈지 주목된다. 지난해 테슬라의 중국 차량 인도량은 65만 7000대로 역대 최고 성과를 냈다. 하지만 중국에서 치열한 가격 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테슬라가 올해 험난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테슬라와 BYD 간 경쟁 구도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BYD는 중국 내 판매량 급증에 힘입어 테슬라를 따돌리고 세계 전기차 시장 1위에 올라 있다. 최근에는 ‘신의 눈’이라는 이름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자사의 모든 차종에 무료로 서비스하겠다는 계획을 꺼내 들었다. BYD가 2023년 처음 선보인 ‘신의 눈’은 카메라와 레이더센서를 이용해 자율주행 기능을 제공하는데 기존 3만 달러 이상 모델에만 탑재되던 것을 확대 적용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일각에서는 실망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테슬라가 이번에 선보인 기능은 그동안 광고하던 FSD와 같은 수준이 아니라는 평가에서다. 이 때문에 일부 중국 매체는 이번 업데이트는 테슬라의 FSD 출시가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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