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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러와 경협" 푸틴 "군비 50% 감축"…미·러 '위험한 브로맨스' [글로벌 왓]

[요동치는 국제질서]

트럼프, 푸틴 '독재자' 지칭 거부

러규탄 결의안엔 北과 함께 반대

EU·英은 러시아 제재 수위 높여

일각선 "美·유럽동맹 끝날 수도"

이념→이익 최우선으로 급변

영토불안 증폭·핵 확산 우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과 군비를 50% 감축하는 방안에 합의할 수 있으며 희토류 개발에서도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러시아와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이어진 80년 동맹 유럽을 외면하고 러시아와 ‘위험한 브로맨스’를 연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통적인 동맹관이나 민주 진영의 가치보다는 당장의 국가 이익을 중심으로 대외 관계를 재설정하면서 궁극적으로 미국 중심으로 세계 질서를 재편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러시아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국방비 지출을 절반으로 줄이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앞선 제안에 대해 “좋은 제안이다. 논의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또 “미국과 러시아가 국방비를 50%씩 삭감하고 중국도 원한다면 동참하는 것은 좋은 제안”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미국, 다른 파트너와 희토류 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할 준비가 됐다”며 러시아가 보유한 알루미늄에 대해서도 미국과 공동 사업을 고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트루스소셜에 “푸틴 대통령과 전쟁 종식과 미러 사이에 이뤄질 주요 경제개발 거래에 대한 심각한 논의를 진행 중이며 대화가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을 독재자로 칭하는 것을 거부하고 빠른 휴전을 강조해 마크롱 대통령과 곳곳에서 이견을 드러냈다.

미국은 유엔총회에서도 러시아 규탄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지며 파장을 낳았다. 우크라이나가 낸 이 결의안은 러시아의 침략을 비난하고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러시아군의 무조건 철수를 촉구한 것으로, 중국과 이란도 반대가 아닌 기권을 택했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 등 18개국과 한 배를 타며 반대표를 던졌다. 이 안은 찬성 94표로 가결됐다. 미국은 심지어 ‘러시아 침략’은 언급하지 않은 채 종전을 촉구하는 별도의 결의안을 제출했지만 원안이 거부되고 러시아 침공 문구를 넣은 수정안이 가결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유럽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 수위는 높이고 대미(對美) 의존을 줄이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날 유럽연합(EU)은 러시아산 알루미늄 수입을 2026년 말까지 전면 금지하는 16차 제재 패키지를 승인했다. 영국도 노광철 북한 국방상 등 러시아의 전쟁을 도운 각국 기업과 개인에 대한 107건의 제재를 발표했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이제 유럽의 일부 지도자들은 미국과 유럽의 동맹이 끝날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이 이번 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다른 유럽 국가들과 국방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자금 조달을 위해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같은 국제 금융기관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협상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배제한 채 러시아와의 협상을 밀어붙이는 현 상황은 향후 북미 대화에서 한국 역시 패싱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운다. 이날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워싱턴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메시지는 과거의 그 어떤 것도 신성하지 않다는 것이며, 이는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 모든 국가와 함께할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을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증폭되고 있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5000억 달러(약 720조 원) 규모의 광물 협정 체결 요구에 “침략자가 아니라 침략 희생자들에게 (비용을) 부과하는 베르사유조약처럼 보인다”며 “세계의 미래가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제러드 베이커 전 편집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리더십에 기반을 둔 자유주의적 사고보다 자국의 이익을 우선하는 강대국의 접근 방식으로 세계 질서의 재편을 추구하고 있다”며 “(중국과 대만 등) 국가 간 영토 불안이 증폭될 가능성이 있고, 독일 등이 자체 핵무기 개발에 나서며 핵 확산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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