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비명계 인사와 회동을 가지면서 당내 통합을 강화하는 한편 불교계 지도자들을 만나고 경제 유튜브인 삼프로에 출연하는 등 성장 담론과 종교계를 아우르는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24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장 상진 스님을 차례로 예방했다. 진우 스님을 예방한 자리에서 이 대표는 “국민의 불안은 정치권 전체의 책임”이라며 “덕장이 될 수 있도록 정치가 국민 삶이나 미래에 저해 요소가 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상진 스님과의 자리에서도 “대립적이고 폭력적인 상황을 걱정한다”며 “위중한 시기에 진실과 진리에 기초한 사회 문화가 형성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불교계와의 만남은 이 대표의 당내 통합의 틀을 국가로 넓히는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야당 관계자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둘로 쪼개진 국민을 통합하기 위해 앞으로 야당 대표 이상의 국가 지도자로서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내 통합 행보의 자신감도 이 대표가 보폭을 넓힌 배경으로 꼽힌다. 이날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의 회동은 최근 일어난 당 정체성 논쟁을 봉합하고 이달 26일 공직선거법 항소심 결심공판 전에 당내 결속을 다지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앞서 이 대표와 만난 박용진 전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그간의 (이 대표와의) 악연을 털었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가 “민주당은 중도 보수 정당”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박 전 의원은 “득표 확장성 측면으로 보면 나쁘지 않은 선거 캠페인”이라고 했고,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더 넓게 아우르자는 뜻”이라고 기존 입장보다 완화된 기류를 드러냈다. 이날 정치개혁과 개헌을 두고 이 대표와 공방을 주고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 김 전 총리도 국민대통합에 대해선 "이 대표와 고민하고 마련하고 싶다"고 했다.
당 안팎의 통합 행보에 이어 이 대표는 성장 담론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날 이 대표는 경제 유튜브 삼프로TV에 출연해 주식시장 활성화 방법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민주당이 집권하면 아무것도 안 한 상태에서 가만히 있어도 (코스피) 3000포인트는 넘길 것”이라고 주장하며 △한반도 안보 리스크 방어 △주가조작 방지 △기업 지배·경영 구조 개선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에도 같은 프로에서 “코스피 5000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며 개미 투자자들의 표심을 자극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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