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의 수리남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 재규어가 범죄 조직에 의해 밀렵당한 뒤 중국 시장으로 팔려나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환경단체 어스리그 인터내셔널(Earth League International·ELI)은 2017∼2022년 기준 중남미 지역 18개 국에서 확인한 1945건의 야생동물 밀렵·밀거래 사례 중 188마리의 멸종위기종 재규어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재규어 밀매는 아마존 열대우림 국가 중 한 곳이자, 국토 90%가 산림으로 덮여 있는 수리남에서 특히 적지 않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LI는 재규어 송곳니와 가죽을 장신구 또는 인테리어 용품으로 이용하거나 특정 부위를 남성 정력제 등으로 홍보해 판매하기 위한 목적 때문이며 주요 수요처는 중국이라고 전했다.
수리남의 한 레스토랑에서 미 연방수사국(FBI) 출신 '위장 요원'이 야생동물 밀매 네트워크에 관여하는 중국인과 접선하는 모습을 추적한 ELI는 "브로커들이 현금 또는 암호화폐를 이용해 '아메리칸 호랑이'를 거래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재규어를 '아메리칸 호랑이'라고 부르며 호랑이의 대체물로도 여기며, 브로커들은 코카인을 마약 업자 또는 돈을 받고 미국 불법 이민자에게 이동 수단을 제공하는 집단과 연계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규어는 아메리카 대륙에 사는 고양잇과 동물 중 가장 몸집이 큰 개체다. 야생동물의 멸종위기 정도를 구분하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엔 '준위협'(Near Threatened) 단계로 분류돼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