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가게를 운영한 30대 형제가 20대 지적장애 종업원을 때리고, 끓인 물을 붓고 냄비로 지지는 등 다양한 수법으로 괴롭힌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구속돼 항소했지만, 2심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제2형사부는 특수상해, 특수상해교사, 사기, 공갈, 상해,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A 씨(30)와 검찰이 낸 항소를 지난 13일 기각했다. 또 재판부는 A 씨와 함께 1심에서 특수절도, 특수강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주거침입)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형제 B 씨(32)의 항소 역시 같은 날 기각 결정을 내렸다.
강원 원주에서 치킨 가게를 운영한 A 씨는 2022년 7~11월 지적장애가 있는 종업원 C 씨(24)를 수차례 때려 귓바퀴 혈종 등 상해를 입히고, C 씨 명의의 신용카드를 갈취하는가 하면 위험한 물건으로 그를 때려 골절상도 입히는 등 괴롭힌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A 씨는 C 씨가 과음으로 늦게 출근했거나, 주방 보조 일 처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A 씨 혼자만 사건을 벌인 게 아니었다. A 씨는 종업원 D 씨 등과 함께 근무 중 도망친 C 씨의 몸과 팔을 붙잡은 뒤 냄비에서 끓인 물을 C 씨 오른팔에 붓고 뜨거운 냄비를 팔에 대고 약 10초간 지지기도 한 혐의도 있다.
A 씨의 친형인 B 씨는 D 씨와 함께 C 씨가 반성문을 쓰고도 계속 출근하지 않자 '근무지에서 도망가면 1억 6000만 원을 지불한다'는 내용의 차용증에 강제로 서명하게 하고, 흉기로 엄지손가락을 스스로 찌르게 해 흐르는 피로 지장을 찍게 한 혐의도 있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피해자를 수단으로만 취급한 행위로서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히 훼손했다”고 판시했다. C 씨를 괴롭힌 사건과 관련해 1심 재판을 받은 4명 중 2명인 A‧B 씨 형제와 검찰이 양형을 이유(A 씨에 대한 양형)로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 역시 원심과 형량이 적정하다고 판단하며 기각했다. A‧B 씨 형제는 2심의 기각 판결 후 상고장을 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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