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집 앞에서 사퇴 촉구 시위를 열었다. 이들은 헌법재판소와 국가인권위원회 등 국가기관 뿐 아니라 문 권한대행의 거주지 앞까지 집결해 헌재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17일 오전 7시 30분께 문 권한대행이 사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 종로구의 한 아파트 단지 후문에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 20여 명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아파트 단지를 향해 문 대행이 탄핵 심판에서 윤 대통령의 방어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고 있다고 구호를 외쳤다. 일부 참가자는 이미 거짓으로 드러난 문 대행의 음란물 시청 의혹도 큰 소리로 제기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광화문, 헌법재판소 인근 집회와 유사하게 한 손에는 태극기와 다른 한 손에는 성조기를 들고 "자격 미달 문형배는 사퇴하라", "비상계엄은 대통령 권한"이라고 외쳤다.
인근 회사로 출근하는 직장인들과 아파트 주민들은 갑자기 등장한 집회에 당황하는가 하면, 이 중 일부는 짜증 섞인 반응을 보였다.
자신을 아파트 주민이라고 밝힌 남성 A씨는 "신고된 집회는 맞냐"며 "집회는 광화문에서 해야지, 왜 남의 집 앞에서 이러냐. 나도 정치 성향은 보수지만 법관 위협은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했지만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나라가 위태로워서 어쩔 수 없다", "곧 끝나니 이해를 좀 해달라"고 답하며 집회를 이어갔다.
이날 집회를 주최한 단체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이끄는 것으로 알려진 '부정선거 부패방지대(부방대)'다. 부방대는 이날을 시작으로 약 한달간 오전 7시30분과 오후 6시 등 하루 두 차례 집회를 예고했다
박윤성 부방대 사무총장은 "자택 시위를 하면 동네 평판이 안 좋아지기 때문에 (문 대행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현재 다른 재판관도 자택 주소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문형배 재판관의 편파적인 탄핵 심리에 대해 규탄하기 위해 모였다"며 "공직자가 이런 행동을 한다는 것을 주변인들에게 알려 명성에 누가 되게 만들기 위해 자택을 찾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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