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암호화폐(가상화폐) '리브라 밈코인'을 홍보했다가 가격이 폭락하면서 탄핵 위기에 몰렸다.
16일(현지 시간)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밀레이 대통령은 최근 중소기업을 위한 암호화폐라며 리브라 밈코인을 공개 추천했다. 리브라는 원래 페이스북이 자회사 칼리브라를 통해 출시한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다. 실물자산을 담보로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리브라 밈코인이 중소기업에 유리하다"며 적극 추천했다. 이에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코인 가격은 5달러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불과 몇 시간 만에 0.19달러로 폭락했다. 최고가 대비 94%가 증발한 것이다.
가격 폭락 이후 밀레이 대통령은 기존 홍보 게시물을 삭제했다. 이어 새로운 글을 올려 "가격 폭락은 자신과 무관하다"며 "추천을 취소한다"고 해명했다.
암호화폐 업계는 이번 사태를 전형적인 '러그 풀(RUG PULL)’ 사기로 보고 있다. 러그 풀은 프로젝트 담당자가 투자자 자금을 유치한 뒤 갑자기 모든 자금을 빼돌리고 사라지는 수법이다.
아르헨티나 야권은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고 나섰다. 야당 연합 소속 레안드로 산토로 의원은 15일 "밀레이 대통령이 러그 풀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지 정치권에서는 암호화폐 추천이라는 대통령의 부적절한 행위가 국가 신인도를 크게 훼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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