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종전 협상에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 및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뮌헨안보회의(MSC) 이틀차 연설에서 “우리의 등 뒤에서 합의되거나 참여 없이 이뤄진 평화 협정은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없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없고 유럽 없이 유럽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없다”며 “같은 규칙이 유럽 전체에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은 어떤 상황에서도 협상 테이블에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만나기 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메시지로 해석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우크라이나, 유럽에 사전 통보 없이 푸틴 대통령과 종전 협상 개시를 합의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만나게 될 것”이라면서 첫 회동을 예고했다. 다만, 구체적인 시점 등은 예고하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현재 가장 영향력이 큰 나토 회원국(미국)이 푸틴처럼 보인다”고 지적하며 우크라이나의 안보 보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며 “우리는 조율된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고 이 전쟁의 종식이 우리의 ‘첫 번째 공동 성공’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이 자체 군대를 창설할 때가 왔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싸우는 북한 군인들이 현대전에 대해 배우고 있다”고 지적한 뒤 “우리 군대만으로는 충분한 안보를 보장할 수 없다.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유럽 지도자들을 향해 소리를 높였다.
이에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도 유럽이 우크라이나와 자신의 안보를 위한 독자적인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투스크 총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유럽은 우크라이나와 자신의 안보를 위한 자체적인 행동 계획이 시급하게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다른 글로벌 강대국들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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