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미성년자 음란 게시물에 직접 댓글을 달았다’는 내용을 담은 논평을 냈던 것에 대해 “사실관계 점검이 부족했다”며 공식 사과했다.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14일 “일 처리하는 과정에서 사실관계 점검이 부족한 부분이 있었으면, 그 부분은 당에서 국민께 사과드릴 부분”이라고 말했다.
다만 박 대변인은 “헌법재판소의 일방적 운영, 편향성, 자격 시비 등을 헌법 기관으로서 저희가 의견을 제시해야 할 사안이라 분리해서 봐달라”고 덧붙였다.
앞서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문 재판관이 졸업한 고등학교 동문 카페에 음란물 2000여 건이 불법 게시, 유통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인 가운데 문 재판관이 이를 인지하고도 묵인한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그 근거로 카페에 게시된 미성년자 음란물 글에 문 재판관이 직접 댓글을 달았다고 고 주장하며 그 캡처본을 공개했다. 그러나 이는 온라인상에서 유포된 조작 사진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박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크로스체크(교차 검증)한다고 했지만, 해당 카페에 댓글이 이미 다 지워져 있어 명확하게 맞춰볼 근거가 없었다”며 “제대로 살피지 못한 지점에 대해선 송구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12년간 지속해 카페에 2000여 건의 음란물이 올라왔고, 카페에 들어가 ‘이미지 보기’만 눌러도 음란물이 나오는데 카페를 들락날락하며 못 볼 수가 없다”며 “짚을 부분은 짚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 대변인은 별도 논평에서도 “민주당과 일부 언론이 ‘문 재판관이 음란 게시물에 직접 댓글을 쓴 적은 없다’고 반박하며 마치 ‘행번방’ 논란 전체가 가짜뉴스라는 듯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다”며 “매우 지엽적이고 비본질적인 지적”이라고 말했다.
야권에서는 국민의힘 인사들이 헌재를 흔들기 위해 과도한 공세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기인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한심하다. 이성을 잃은 보수가 이 사회에 얼마나 큰 해악을 끼치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전형이 아닐 수 없다”며 “조작된 합성사진으로 재판관 사의 요구를 하는 것이 가당키나 한가. 그리고 고교 동창 사이트에 동문들이 올린 음란물 컨텐츠가 있으면 재판관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논리는 그야말로 신박하다”고 비난했다.
박창진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허위 조작 정보를 퍼뜨리다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며 “아무리 급해도 입에 못 담을 가짜뉴스는 가려야 하는 것 아니냐. 탄핵 인용 이후 불거질 책임론을 회피하기 위해 헌재를 매도해도 되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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