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와 피자 등 패스트푸드를 덜 먹고 중·고강도 운동을 하는 습관이 암 생존자의 사망률을 낮추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11일 국제 학술지 뉴트리언츠 최신호에 따르면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신애선 강대희 원동현 교수)은 2004~2013년 도시 기반 코호트 연구에 참여한 40~69세 13만9267명(남성 4만 6953명, 여성 9만 2314명)을 대상으로 평균 10.1년 추적 관찰했다.
이번 연구에서 5년 이상 암 생존자는 5585명이다. 연구팀은 세계암연구기금(WCRF)과 미국암연구소(AICR)가 권고한 ‘암 예방을 위한 10가지 권고’를 실생활에서 얼마나 잘 실천하는지에 따라 연구 대상자들을 ‘높음’, ‘중간’, ‘낮음’ 그룹으로 분류했다. 지표가 된 10가지 권고 기준은 △건강한 체중 유지 △지속적인 신체 활동 △통곡물·채소·과일·콩이 풍부한 식단 섭취 지방·전분·설탕 함량이 높은 패스트푸드 및 기타 가공식품 섭취 제한 △붉은 고기 및 가공육 섭취 제한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료 섭취 제한 △알코올 섭취 제한 등이다.
각 그룹의 권고 실천 여부가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높음 그룹은 낮음 그룹 대비 사망률이 34% 낮게 나타났다. 중간 그룹의 경우에도 낮음 그룹 대비 사망률이 25% 낮았다. 항목별로 보면 △패스트푸드 섭취 제한과 △신체 활동 유지가 암 생존자의 사망률을 낮추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암 진단을 받은 뒤 패스트푸드 섭취를 제한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사망률이 22% 낮았다. 신체 활동의 경우 중·고강도 운동을 1주일에 150분 이상 하는 그룹의 사망률이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그룹보다 23% 낮게 나왔다.
연구팀은 “패스트푸드 섭취 제한 시 가공식품을 먹으면 나타나는 높은 혈당 부하, 염증 발생, 종양 증식 및 전이를 막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신애선 교수는 “암 예방 권고 준수 여부와 사망률 간 연관성은 암 치료 후 5년 이상 장기 생존한 그룹에서 두드러졌다. 암 치료 후에도 권고를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WCRF와 AICR은 패스트푸드 외에도 설탕이 많은 음료, 알코올 섭취를 함께 줄이라고 권고했다. 반면 통곡물과 야채, 과일, 콩이 풍부한 식단을 섭취하는 것과 건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도움이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암은 정부가 사망원인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83년 이후 지금까지 줄곧 1위를 차지했던 병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연간 암 사망자는 8만5271명으로 전체 사망자 4명 중 한 명꼴인 24%에 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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