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상 캐스터 출신인 배우 김혜은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숨졌다는 의혹이 제기된 고(故) 오요안나와 관련해 소신발언을 했다.
김혜은은 지난 10일 MBC 아나운서 출신 백지연이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지금백지연’에 출연해 기상 캐스터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제가 (기상 캐스터) 후배들을 뽑았다”며 “면접장에서 애들은 다 나처럼 되고 싶어 하는 거다. 일도 하고 광고도 찍으니까. 그 얘기를 듣는데 너무 가슴이 아팠다. 나는 사표를 품고 다닐 때였다”고 말했다.
백지연이 퇴사 이유를 묻 “적어도 멋있게 나가야겠다. 회사에서 그만하라고 할 때 나가지 말고 박수 칠 때 떠나야겠다 싶었다”며 “후배들 있는 동안엔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 진짜 열심히 했다. 후배들 들어오고 1년 정도 됐을 때 병이 났다. 스트레스 때문에 귀가 안 들렸다”고 밝혔다.
이어 고 오요안나 사건을 언급하며 “어느 조직이나 왕따는 있다고 생각한다. 있어서는 안 되는데 꼭 그게 생기더라”라며 “그 안에 어떤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저 때는 제가 비정규직으로 들어왔지만 급여가 괜찮았다. 비정규직다운 비정규직이었다”고 했다.
김혜은은 “제가 MBC에 바라는 걸 하나 얘기하자면 날씨를 전하는 기상캐스터에 대해서 회사는 어떤 가치를 두고 있는가. ‘소모품처럼, 상품화를 하는 그런 시선으로 조직이 보고 있지 않은가’라는 그런 생각을 저는 그때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김혜은은 서울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한 뒤 청주 MBC와 MBC 뉴스데스크에서 ‘간판 기상 캐스터’로 활약했다. 이후 배우로 전향해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등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MBC 기상 캐스터 고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사망했다.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되며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유족은 가해자로 지목된 2명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으며 고용노동부는 MBC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