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병산서원 만대루에 촬영 소품을 달기 위해 못을 박은 KBS 드라마 촬영팀 관계자들이 검찰에 송치됐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경북 안동경찰서는 이날 유네스코 등재 문화유산인 병산서원을 훼손한 혐의(문화유산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위반)로 KBS 드라마 현장 소품팀 관계자 3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안동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한 관계자는 "KBS가 외주를 준 현장 소품팀 팀장과 직원들이 문화재를 훼손한 혐의를 확인했다"며 "검찰에 송치했다"고 말했다.
앞서 KBS 드라마 촬영팀은 지난해 12월 30일 병산서원을 배경으로 촬영하던 중 소품용 모형 초롱 6개를 매달기 위해 만대루 나무 기둥에 못자국 5개를 남겼다. 못자국은 개당 두께 2∼3㎜, 깊이 약 1㎝가량으로 파악됐다. 1개 초롱은 원래부터 기둥에 있던 틈을 이용해 매단 것으로 보인다고 안동시는 설명했다.
훼손 당일 현장을 목격한 건축가 민서홍 씨가 "망치로 못을 박아 병산서원에 소품을 설치하고 있다"며 안동시에 문화재 훼손을 신고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며 알려졌다.
병산서원은 사적 제26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문화재다.
안동시는 KBS 현장 소품팀인 두 업체를 지난달 3일과 8일 경찰에 잇따라 고발했다. 제작진이 병산서원에서 못을 박은 사실이 알려지자 경찰에는 일반 시민이 작성한 고발장이 접수되기도 했다.
해당 드라마는 서현과 옥택연 주연의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로 알려졌다. 원작은 서양풍 귀족 사회를 배경으로 한 로맨스 판타지 웹툰으로, 드라마 제작이 결정되면서 사극풍 로맨스 드라마로 각색됐다.
KBS는 안동시 요청에 따라 드라마의 병산서원 촬영 분량을 전량 폐기하기로 결정하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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