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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차 팔기만 하는 나라 있어"…美에 절반 수출하는 韓 비상

[韓 향하는 트럼프 청구서…자동차 관세 부과 시사]

韓 자동차 수출 연간 143만대…전체 51%

미국산 수입은 799대, 금액은 21억 달러

향후 수출쿼터제 도입 배제못해

현대차 美 현지 공장 생산량 확대

최대 50만대까지 생산 확보 나서

상호관세 여부따라 韓영향 받을듯





‘143만 대 vs 799대.’

지난해 우리나라가 미국에 수출한 차량과 미국이 한국에 판매한 차량 대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미일 정상회담에서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를 고려 중이라고 밝힌 가운데 한국이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차량 관세를 통해 유럽을 압박할 것이라는 점은 확실시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이 미국산 자동차나 농산물을 거의 수입하지 않는다. 미국산 자동차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미국에 자동차를 팔기만 하는 나라들이 있다”고 여러 차례 불만을 토로해왔다. EU의 미국산 차량 관세는 10%인 반면 미국의 EU 차량 관세는 2.5% 수준이다. 미국이 EU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트럼프발(發) 관세 폭탄 우려가 커지자 베른트 랑게 유럽의회 국제통상위원장은 최근 “EU의 미국산 차량 관세를 2.5% 수준으로 인하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역시 영향권에 들어 있다. 지난해 한국 자동차 대미 수출량은 143만 대로 총 자동차 수출 중 미국으로 향한 것이 51.5%에 달했다. 지난해 대미 수출 1위 품목도 자동차였으며 금액으로는 347억 달러로 총수출액의 27.2%를 차지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미국산 자동차 수입액은 21억 달러에 그친다. 한미는 2018년 자유무역협정(FTA)을 개정해 미국의 한국산 화물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철폐 시한을 2041년까지 연장했지만 자동차 관련 한미 무역 불균형을 줄이겠다는 미국의 구상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미국 측이 향후 자동차에 ‘수출 쿼터제’를 도입하거나 수입관세를 부과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실제 트럼프 1기 때 미국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모든 철강 수입에 25%의 관세를 매겼다. 한국은 미국과 협상해 263만 톤의 철강재는 무관세지만 그 이상의 물량은 미국으로 수출할 수 없게 됐다. 2018년 한미 FTA 협상에서 미국 측 수석대표였던 마이클 비먼 차관보의 저서를 보면 무역법 301조(슈퍼 301조)를 통해 한국·일본·유럽산 자동차의 불공정을 이유로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모색했던 것으로 나와 있다.



다만 한국 자동차가 우려했던 만큼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상호 관세에 대응해 미국 현지 공장의 자동차 생산량을 늘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40만 대, 조지아 공장에서 30만~35만 대를 생산할 수 있어 미국 판매량 가운데 70~80% 정도를 미국 내에서 공급할 수 있다. 특히 올해 1분기 공식 준공하는 조지아주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는 연산 30만 대 규모지만 최대 50만 대까지 생산능력을 늘릴 수 있다. 미국 내 생산을 최대한 늘려 한국산 차에 대한 관세 등의 칼날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구상이다. 또 유럽산 자동차에 미국이 관세를 부과할 경우 현지에서 생산하는 한국 브랜드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

현대차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100만 달러(약 14억 5000만 원)를 기부하는 등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우호적 관계 형성에 공을 들였다. 앞서 현대차는 트럼프 1기 시절 주필리핀 미국대사 등을 지낸 성 김 전 주한 미국대사를 그룹 대외협력 사장으로 영입해 미 행정부와의 소통 역시 강화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10~11일께 전 세계를 대상으로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던 만큼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한국 경제도 적잖은 충격을 받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약집 어젠다 47에서 “인도·중국 또는 다른 나라가 미국산 상품에 100%, 200%의 관세를 부과하면 우리는 그들에게 정확히 같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눈에는 눈, 관세에는 관세(an eye for an eye, a tariff for a tariff), 정확히 같은 금액을 매기는 상호무역법을 의회에서 통과시킬 것”이라고 예고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한미 FTA 발효 10년 성과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현재 품목 수 기준으로 한국은 98.3%, 미국은 99.2% 상품에 대한 관세가 철폐돼 한국으로서는 상호 관세가 부과돼도 영향받을 품목은 많지 않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들이 우리에 ‘요금(charge)’을 부과하는 것과 같은 것을 부과하겠다”고 말한 점에 비춰 관세뿐만 아니라 비관세 장벽, 세금 등을 문제 삼을 수 있다. 미 상무부의 최근 통계를 보면 지난해 미국은 한국에 660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해 미국의 무역적자국 중 8위에 올라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과의 무역 불균형을 그대로 둘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전 세계를 상대로 한 10~20% 보편관세를 상호 관세로 대체할 수 있다고 언급한 만큼 보편관세 도입 가능성은 뒤로 밀리는 분위기다. 앞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후보자도 보편관세에 대해 “무역적자 방향을 뒤집을 수 있을지에 대한 연구 및 고려가 돼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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