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민·관 합작으로 최대 2조 원 규모 ‘국가 인공지능(AI)컴퓨팅 센터’ 구축에 나서는 가운데 공모에 참여하려는 지방도시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수도권 전력난과 지역 균형발전을 이유로 비수도권에 센터를 설립할 방침이라 그동안 AI 중심도시를 표방했던 광주를 비롯한 전남, 대구, 경북(포항)이 저마다 장점을 내세우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 수립에 나섰다.
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각 지자체에 따르면 국가 AI컴퓨팅 센터는 AI 핵심 인프라인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거 확보해 연구소, 기업 등에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정부와 민간 기업이 합작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 정부·기업 출자와 함께 정책금융 저리대출을 더해 2027년까지 2조 5000억원 가량을 투입한다.
과기정통부는 오는 5월 사업 참여계획서 접수를 시작으로 평가·심사를 거쳐 2027년 내로 AI컴퓨팅센터를 조기에 개소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에 발맞춰 광주광역시는 광주시가 국가 AI 컴퓨팅센터 설립의 최적지임을 강조하고 있다. 2019년 국가균형발전프로젝트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으로 광주시는 AI 집적단지 조성사업(AI 1단계) 사업을 선점하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 간 총 사업비 4269억 원을 투입해 인공지능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를 조성했다. 여기에 더해 오는 2029년까지 9000억 원 규모의 ‘AX 실증밸리 확산사업(AI 2단계)'을 추진할 계획이다. 인재 양성 사다리 구축을 위해 광주AI영재고등학교도 건립할 계획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AI 2단계 사업인 AX 실증밸리 조성은 전국의 AI 기업과 연구자들이 1단계에서 구축한 최신 GPU와 초대형 드라이빙 시뮬레이터 등을 연구·개발에 활용하게 하는 중요한 사업"이라며 "조속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와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국 최고의 재생에너지를 보유하고 있는 전라남도는 솔라시도를 후보지로 제시하며, 이곳이 AI 컴퓨팅 센터의 최적지라고 강조하고 있다. 솔라시도는 친환경 에너지 공급이 가능해 향후 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져 있고, 환경적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경북 포항시 역시 국가 AI 컴퓨팅 센터 유치에 행정력을 총동원 하고 있다.
포항시는 지난해 10월 경북도에 국가 AI컴퓨팅센터 유치제안서를 제출했다. 이어 유치에 필수적인 합작 SPC 설립을 위해 포스코홀딩스를 비롯한 삼성, LG, 구글, AMD, KT 등 빅테크기업과 긴밀한 협의를 추진하는 등 경쟁 지자체보다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국가 AI 컴퓨팅 센터가 유치될 경우 중요 기반인프라가 될 AI가속기센터 건립을 위해 지난 7월 전문가 자문단 간담회를 개최하고 구축 타당성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네이버 컨소시엄과 함께 2029년까지 포항 기업혁신파크 내에 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대구시는 IT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고, 민간 대기업들의 투자 등 장점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디지털 혁신 거점 대구 수성 알파시티는 최근 디지털 혁신 거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미 2008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알파시티는 IT·소프트웨어(SW) 기업들이 집적된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정보통신기술(ICT) 클러스터를 자랑한다. 기회발전특구로도 지정돼 규제 특례와 세제감면 등의 혜택을 받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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