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고진영은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고진영의 우승 시계가 멈춘 사이 넬리 코르다(미국)가 작년에만 7승을 몰아치면서 두 선수의 통산 승수는 ‘15승’으로 똑같아졌다.
생애 상금도 코르다가 바짝 추격해 왔다. 현재 1380만 5916달러의 고진영이 14위이고 1355만 7057달러의 코르다가 16위다. 15위 브룩 헨더슨(캐나다)을 사이에 둔 두 선수의 상금 차이는 24만 8859달러에 불과하다. 언제 바뀌어도 이상하지 않을 미세한 격차다.
하지만 고진영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일단 통산 승수에서 먼저 앞서나갈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고진영은 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의 브레이든턴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파운더스 컵 3라운드에서 단독 2위를 기록했다. 전날 2타차 단독 선두에서 1타차 단독 2위로 물러나기는 했지만 최종일 역전 우승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고 미국 동포 노예림에 이어 단독 2위(17언더파 196타)를 달렸다. 노예림은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잡고 리더보드 맨 윗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임진희와 메간 캉(미국)이 공동 3위(13언더파 200타), 코르다와 해나 그린(호주)이 공동 5위(12언더파 201타)에서 역전을 노리고 있지만 1, 2위와는 타수 차이가 꽤 많이 나 있다.
고진영은 사흘 내내 보기 없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지난 주 시즌 개막전으로 열린 힐튼 그랜트 베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3라운드 8번 홀부터 83개 홀 연속 ‘노 보기’ 행진이다. 고진영은 2019년에는 114개 홀 연속으로 보기 없는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원래 보기를 잘 범하지 않는 고진영은 이번 시즌 드라이브 샷 거리가 늘면서 예전 기량을 되찾는 분위기다. 이번 대회에서 평균 265.0야드를 날리고 있는 고진영은 공동 4위를 기록한 개막전에서도 257.75야드를 보냈는데, 출전자 32명 중 12위에 해당하는 거리였다. 작년 고진영은 드라이브 거리 140위(249.83야드)에 머물렀다.
고진영과 노예림 보다 먼저 경기를 시작한 코르다는 이날 한때 리더보드 맨 윗자리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고진영과 노예림이 8번 홀(파5)에서 첫 버디를 잡은 것과 달리 전반 9홀에서만 버디 4개를 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진영과 노예림이 후반 버디 4개와 7개를 추가한 반면 코르다가 후반 9홀에서는 버디 4개를 잡고도 보기 2개를 범하면서 2타를 줄이는데 그쳐 순위가 다시 뒤바뀌었다.
파운더스 컵에서만 개인 최다인 3승을 기록하고 있는 고진영은 가장 최근 우승인 2023년 5월 파운더스컵 이후 1년 9개월 만에 대회 4승과 통산 16승째를 동시에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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