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유럽·미국 시장 내 판매량이 급감한 가운데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정치적 개입이 회사 실적에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분석된다.
5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테슬라 신차 등록 대수가 프랑스에서 1141대를 기록하며 2022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3% 급감한 수치다. 같은 기간 프랑스 전체 전기차 시장이 0.5%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테슬라의 부진이 두드러진 것을 알 수 있다.
EU 최대 전기차 시장인 독일에서도 테슬라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달 독일 내 테슬라 신차 등록 대수는 전년 대비 59% 줄어 2021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판매 부진 원인으로 경쟁 심화와 모델 노후화, 정부 보조금 축소와 함께 머스크의 정치적 개입을 꼽았다. 머스크는 최근 독일 극우정당인 독일대안당을 공개 지지하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속한 영국 노동당과 대립하는 등 유럽 정치에 적극 개입해 논란을 자초했다.
미국 시장에서도 테슬라의 입지는 흔들리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신차딜러협회에 따르면 2023년 4분기 테슬라 신차 등록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7.8% 줄어 5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것으로 유명하다.
금융매체 배런스는 "투자자들이 머스크의 정치적 편향성이 테슬라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며 "명확한 인과관계를 밝히기는 어렵지만 최근 실적은 유럽과 캘리포니아 소비자들이 테슬라에 등을 돌리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자문 기구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