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폴'이 부활한 느낌입니다. 어떤 특별한 장애를 가진 아이가 있다면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고 겨우 (그 아이가) 기어가는 느낌이었습니다. 20년이 지나고 보니 그 아이가 달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재조명을 받는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영화 ‘더 폴: 디렉터스 컷’의 타셈 싱 감독은 6일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18년 만에 재개봉해 한국에서 커다란 사랑을 받고 있는 소감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타셈 싱 감독은 이어 “당시 영화를 만들 때 여자친구에게 버림 받은 상실감이 컸고 어떻게든 영화를 만들고 삶은 계속된다고 생각했다”며 “지금 돌이켜보면 이런 영화를 못 만들 것 같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18년 만에 4K 리마스터링으로 재개봉한 ‘더 폴’은 스턴트맨 로이가 호기심 많은 어린 소녀 알렉산드리아에게 전 세계 24개국의 비경에서 펼쳐지는 다섯 무법자의 환상적인 모험을 전해주는 작품이다. 지난해 12월 15일 재개봉한 이 작품은 타셈 싱 감독 내한 직전 1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에서 이처럼 뜨거운 사랑과 재조명을 받는 이유에 대해 그는 “사람들이 왜 이 영화를 처음부터 안 좋아했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 “이 작품은 기존 작품과 모든 것이 달랐다”며 “‘기생충’이나 ‘올드보이’ 역시 기존과 다른 무언가를 보여주어서 사람들이 열광했지만, '더 폴'은 그런 작품들과는 좀 달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에서 이렇게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게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밝힌 후 “한국 영화관이 너무나 좋다. 런던 아이맥스에서 본 것보다 한국 상영관서 본 게 훨씬 더 좋더라”고 말했다.
특히 타셈 싱 감독은 한국 여성 관객에 대해 특별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인구통계학적으로 봤을 때 한국 여성 관객들이 이 영화를 많이 봤더라”며 “그래서 한국 영화와 한국 여성들을 무한히 사랑하고 싶다. 내 아기(작품)가 계속 달리게 해주셨다”고 인사했다. 이어 그는 “한국어로 감사 인사를 배웠는데 깜빡했다”고 했다. 이에 진행자가 ‘감사합니다’라고 알려주자 한쪽 무릎을 꿇으며 “감사합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국에서 한국 배우와 작품 활동을 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는 “흥미를 끄는 소재가 있다면 당연히 한국에서도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혀 다른 문화를 갖고 있는 나라를 보면 다른 행성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한국은 다른 행성 정도가 아니라 다른 우주처럼 느껴진다”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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