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에어부산 기내 화재 발생으로 항공기 내 보조배터리 반입의 위험성이 대두되면서 국내 주요 항공사들이 일제히 보조배터리 관리 강화에 나서고 있다. 제주항공은 6일부터 모바일 및 키오스크 체크인(수속) 단계에서 리튬 배터리 관련 강화 규정에 대한 탑승객들의 동의 절차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제주항공 탑승객은 탑승 전 보조배터리 등 리튬 배터리를 기내 선반에 넣는 대신 몸에 직접 소지해 눈에 보이는 곳에 보관하는 내용에 관해 확인 후 동의해야 수속이 가능하다.
제주항공은 100Wh(와트시) 또는 2g 이하 배터리의 경우 보조 배터리는 1인당 5개까지, 노트북·카메라 등 리튬 계열 배터리 장착 전자제품은 1인당 15개까지 휴대할 수 있도록 했다. 또 100Wh 초과 160Wh 이하 또는 2g 초과 8g 이하 배터리가 장착된 기기 및 보조 배터리는 1인당 2개까지 가능하며, 160Wh 또는 8g 초과 배터리는 아예 휴대할 수 없다.
대한항공은 5일 보조배터리로 인한 화재를 막기 위해 승객들을 대상으로 기존에 존재하던 ‘배터리 선반 보관 금지 수칙’에 대한 안내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반 보관을 방지할 수 있는 추가 조치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객실승무원은 탑승 전과 출발 전 두 번에 걸쳐 보조배터리와 배터리 내장 제품을 좌석 주머니에 보관해달라고 안내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도 보조배터리 기내 선반 보관을 막기 위해 안내를 강화한다. 승객이 직접 배터리를 휴대하도록 공항·게이트 앞에서 안내 방송을 실시하기로 했으며, ‘배터리 화재진압 전용 장비’를 모든 항공기에 탑재할 예정이다. 에어서울과 티웨이항공 등도 보조배터리를 직접 소지하라는 안내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8일 김해국제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에어부산 여객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해당 항공기에 타 있던 승객과 객실 승무원이 기내 선반에서 ‘타닥타닥’ 소리가 난 뒤 연기와 불꽃이 발생했다고 진술해 보조배터리 등 전자기기에서 불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에어부산은 7일부터 탑승구에서 휴대 수하물 내 배터리가 있는지를 점검해 스티커나 택(TAG) 등 별도 표식을 부착하기로 했다. 기내에서는 ‘노 배터리 인사이드(No Battery Inside)’ 표식이 부착된 수하물만 선반에 보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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