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서점가에 고전 열풍이 거세다. 불확실한 정치·경제 상황 속에서 고전을 통해 답을 얻고자 하는 독자들이 동양 고전을 중심으로 큰 호응을 보이고 있다.
5일 서점가에 따르면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주요 서점 플랫폼에서 ‘초역 부처의 말’이 종합 베스트셀러 2위를 기록한 가운데 고전을 해석한 책들이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빠르게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예스24에 따르면 고전 분야 인문 서적의 경우 올 1월에만 판매량이 전월 대비 50.4% 증가했다.
베스트셀러 작가 김종원의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는 출간과 동시에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20위 권에 이름을 올렸고 코미디언 출신 고명환 씨가 쓴 ‘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는 종합 순위 30위 권에 다시 올라섰다. 지난 한 해 내내 신드롬적 인기를 끌었던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도 역주행을 시작해 종합 순위 30위 내로 진입했다.
새해부터 심상치 않은 고전 열풍에 서점가도 편승했다. 예스24는 앱 메인 화면에 ‘모여봐요 고전의 숲’ 기획전을 열고 ‘초역 부처의 말’을 비롯해 동양 고전 베스트셀러 작가인 조윤제 고전 연구자가 ‘사서삼경’을 해석한 책 ‘사람의 향기’, 노자의 ‘도뎍경’, 아스토미 야유무가 쓴 ‘초역 논어’ 등을 선보였다. ‘사람의 향기’는 출간 2주 만에 전주 대비 판매량이 7배 급증했다. 통상적으로 동양 고전의 경우 50대 이상의 소수 독자층이 찾지만 이를 찾는 연령대가 30~40대로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아이돌 그룹 멤버인 장원영이 추천해 화제가 된 ‘초역 부처의 말’의 경우 주요 구매 연령대가 20~30대로, 고전 해석서를 찾는 독자층이 대폭 넓어졌다고 한다.
자기계발서의 색깔을 띄는 고전의 경우 더 많은 독자들이 찾는다. 고명환 씨가 쓴 ‘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는 한창 판매고를 이끌던 지난해 말 수준의 판매량을 회복했다.
고전 매니아층을 넘어 다양한 독자층으로 수요가 넓어지다 보니 출판사들도 고전서 발행에 적극적이다. 대표적인 고전 처술서로 꼽히는 손자병법의 경우 이달에만 여러 출판사에서 다양한 버전으로 출간하고 있다. RHK코리아는 ‘한 권으로 끝내는 인문 교양 시리즈’의 일환으로 손자병법을 일러스트를 가미해 소개하는 책을 내놨고, 교보문고는 한국역사고전연구소장 임용한 씨가 풀어낸 손자병법을 출간해 출간과 동시에 역사 부문 3위에 올랐다.
김종원 작가의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는 필사 노트를 함께 증정하는 이벤트를 벌여 독자들에게 필사로 즐기는 경험을 소개하고 있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가 쇼펜하우어 신드롬을 일으켰지만 나머지 철학서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반면 올해는 고전이 전반적으로 서로 상승세를 만들고 있다”며 “마음 수련, 필사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고전에 접근하는 이들이 늘면서 다양한 기획의 책들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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