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형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거래 감소와 매매가격 상승률 둔화 속에서도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으로 아파트 시장 양극화가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3일 신한투자증권이 발표한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 동향 분석 결과를 보면 올 1월 기준 서울 대형(135㎡ 이상)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6.6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106.4) 대비 0.2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2013년 3월(65.6) 조사 개시 이래 최고치다.
강남권의 대형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더욱 높았다. 지난달 강남 11개구(강남·서초·송파·강동·용산·성동·노원·마포·양천·영등포·강서)의 대형 아파트 가격지수는 107.4로 전국 및 서울 평균을 웃돌며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
반면 강북 14개구의 대형 아파트 가격지수는 104.3에 그쳐 강남권과의 격차가 3.1포인트로 벌어졌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세금 부담 증가와 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의 영향으로 분석한다.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양도세 부담이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이 다주택 보유보다 우량 주택 한 채에 집중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는 설명이다.
시장 양극화는 5분위 배율(상위 20%와 하위 20%의 가격 차이)에서도 확인된다. 1월 기준 서울의 주택 종합 5분위 배율은 10.9를 기록했다. 이는 상위 20% 주택 가격이 하위 20% 대비 약 11배 높은 수준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5분위 배율은 지난해 5월 9.9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 중이다.
반면 기타 지방의 5분위 배율은 7.8로 2022년 11월 8.1을 기록한 후 등락을 거듭하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가 아파트 중심의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며 “대형 아파트 수요가 증가하면서 시장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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