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그래미에 여성 아티스트들의 수상이 대거 점쳐졌지만 비욘세와 켄드릭 라마가 ‘올해의 앨범상’과 ‘올해의 레코드상’ ‘올해의 노래상’ 등을 나눠 가졌다.
비욘세는 그동안의 그가 이룩한 음악적 성과에 비해 유독 그래미에서는 인정을 받지 못했지만 최고의 영예인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하며 그동안의 설욕을 씻어냄과 동시에 자신의 기록을 새롭게 경신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그래미역시 ‘백인 중심’의 시상식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다.
2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제67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비욘세는 앨범 '카우보이 카터'(Cowboy Carter)로 이 시상식의 최고상으로 여겨지는 '올해의 앨범' 수상자로 호명되면서 통산 35관왕에 올랐다. 비욘세가 가수로 데뷔한 이래 그래미 '올해의 앨범' 트로피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작년까지 그래미에서 32차례 수상해 이 시상식 역대 최다 수상 기록을 썼지만, 최고의 영예라고 할 수 있는 '올해의 앨범'은 수상하지 못해 설움을 겪었다. 그의 남편인 제이지는 지난해 그래미에서 공로상 격인 '닥터 드레 글로벌 임팩트' 상을 받고 무대에 올라 "그녀(비욘세)는 가장 많은 그래미를 수상했지만, 한 번도 '올해의 앨범'을 수상하지 못했다"며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최 측을 비판하기도 했다.
비욘세는 이날 최우수 컨트리앨범상, 컨트리듀오·그룹 퍼포먼스상도 받았다. 흑인 여성이 최우수 컨트리앨범상을 수상한 것은 50년 만이다. 그는 ‘올해의 앨범상’ 시상식에 올라 "소방관, 구급대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고, 너무너무 영광이다"라며 "많은 세월이 흘렀는데 모든 작곡가분, 저와 함께했던 분들, 프로듀서분들, 계속해서 함께 하면서 새로운 장르를 열고 싶다"고 밝혔다.
켄드릭 라마는 '낫 라이크 어스'로 올해의 노래상, 올해의 레코드상을 수상하며 본상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낫 라이크 어스'는 래퍼 드레이크 디스곡으로 유명하다. 그는 "이 상을 지금 이 도시(로스앤젤레스)에 바치고 싶다"고 전했다. 또 "랩 뮤직이 가장 강력한 음악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싱글 '굿 럭, 베베!'로 올해 큰 사랑을 받은 채플 론은 신인상(베스트 뉴 아티스트)의 영예를 안았다. 론은 "저는 어렸을 때, 어려운 시기가 있었고 의료보험도 안 됐고, 시스템에 대한 배신감도 느꼈다"라며 "제 레이블이 제 건강을 우선시했다면 좀 더 좋았을 것 같다, 기획사, 회사들은 아티스트를 소중하게 다뤄주고 보호해 주길 바란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미 어워즈는 미국 레코드 예술과학아카데미(Recording Academy)에서 주최하는 업계 최고 권위의 시상식으로 손꼽힌다. 다만 K팝 가수는 2년째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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