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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같은 컬렉터의 집…비밀스런 취향을 엿보다

◆디뮤지엄 개관 10주년 기획전

30대 부부 등 가상의 수집가 구현

세대·직업군별 주거공간 만들어

김환기·백남준 등 거장작품 선봬


아무리 미술 시장이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고 해도 여전히 ‘소장할 만한’ 작품은 비싸다. 애써 구매한 고가의 미술품이 내 집과 어울리지 않는다면 그만한 낭패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미술품 투자를 할 때는 ‘취향’의 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제 막 미술품 투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들이 자신의 취향을 신뢰하기란 쉽지 않다. 이럴 때 우리는 컬렉터의 소장작을 알아본다. 컬렉터들은 어떤 취향을 갖고 있는지, 그들의 취향을 참고해 내 취향의 기준을 세우려 하는 것. 티 소믈리에인 50대 엄마와 20대 영상 감독 아들, 건강에 관심이 많은 30대 부부 등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이들은 어떤 미술 작품을 소장할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가상의 소장자들의 생활 공간을 만든 독특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서울 성동구 디뮤지엄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기획한 ‘취향가옥: 아트 인 라이프, 라이프 인 아트’전이다.

50대 여성의 취향을 엿볼 수 있는 M2 ‘스플릿 하우스’의 전시전경. 사진제공=디뮤지엄




이번 전시는 2006년부터 ‘컬렉션’ 시리즈로 미술품 애호가들에게 호평 받은 대림문화재단이 추진한 새로운 기획 전시의 시작이다. 디뮤지엄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해당 전시에서 관객은 평범한 삶을 사는 다섯 가구의 취향과 정체성을 표현하는 ‘집’을 방문한다. 먼저 미술관은 전시를 위해 부부나 모자 같은 5명의 가상 인물을 만들고, 이들의 취향과 정체성, 감각을 설정했다.

감각적인 애니메이션, 디자인 작품으로 꾸며진 20대 남성의 공간. 사진제공=디뮤지엄




M2에 마련된 첫 번째 공간은 상반된 두 개의 취향이 공존하는 ‘스플릿 하우스’다. 20대 아들과 50대 엄마는 두 개의 입구로 분리된 집에 거주한다. 20대 아들의 공간엔 유 나가바, 심래정, 코이치 야이리의 작품이 걸려 있다. 대부분 애니메이션처럼 색감이 두드러지는 일본 혹은 한국의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다. 티 소믈리에로 활동하는 50대 어머니의 거주 공간은 예상 가능하지만 우아하다. 이승조, 김환기, 박서보, 준 타 카하시, 장 마리 마소 등 동서양 작가들의 집안 곳곳에 배치돼 있는데 각 작품은 가구의 색과 어우러지며 품격을 높인다. 특히 50대 어머니의 거주 공간에서는 박서보의 백색 중기 묘법 작품 등 그간 흔히 만나보기 어려운 국내 거장들의 작품도 걸려 있어 관객들의 흥미를 자아낸다.

40대 갤러리스트의 취향으로 꾸며진 주거 공간. 사진제공=디뮤지엄


M3의 ‘테라스 하우스’는 건강에 관심이 많은 30대 부부의 취향을 엿볼 수 있다. 부부는 클 로드 비알라, 이강소, 구성연, 이은, 남진우 등의 화려한 작품으로 공간을 꾸미고 있다. 다이닝 룸에는 역동적 몸짓을 추상화 한 서세옥의 작품 2점이 넓은 벽면을 차지해 시선을 압도하며, 작은 쉼터로 조성된 테라스에는 가구를 제작하는 로마넬리 부부의 가구와 오브제가 감각적으로 놓여져 있다. M4에 마련된 ‘듀플렉스 하우스’에서는 맥시멀한 취향을 바탕으로 폭넓은 영역에 걸쳐 작품을 수집하는 40대 남성 갤러리스트의 취향을 만나볼 수 있다. 복층 구조의 집은 갤러리스트의 공간 답게 마치 갤러리를 옮겨 놓은 듯 웅장하다. 그는 취향과 투자를 모두 고려한듯 알렉산더 칼더, 백남준, 노상호 등 거장과 젊은 작가의 작품을 두루 소장하고 있다. 특히 백남준의 미디어 작품은 아트페어나 미술관에서 흔히 만나볼 수 없는 독특한 형태로 마치 가구처럼 집을 미술관처럼 한 층 아름답게 수놓는다. 전시는 5월 18일까지 서울 성수동 디뮤지엄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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