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사도광산 이어 다시 군함도…바뀌지 않은 日, 보고만 있는 韓

유네스코 보고서에 '강제동원' 빠져

日. 9년째 등재 당시 약속 안지켜

정부, 유감 표명뿐…대응 '한계'

일본 나가사키현 하시마(일명 '군함도') 인근 해상의 유람선에서 보이는 군함도. 연합뉴스




일본이 조선인 강제 노역이 이뤄졌던 하시마(군함도) 탄광에서 여전히 ‘강제동원’을 인정하지 않는 등 한국의 요구 사항을 무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시도하는 과정에서는 온갖 공수표를 남발한 뒤 막상 등재된 다음에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셈이다. 우리 정부는 번번이 ‘유감’만 표명할 뿐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31일(현지시간) 일본이 제출한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 관련 후속조치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9월 위원회가 유산 등재 후속 조치에 대해 관련국과 대화하고 약속 이행이 중요하다는 내용의 결정을 채택하면서 일본에 추가 조치에 대한 진전 사항을 제출하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일본은 군함도 탄광 등 조선인 강제노역 시설 7곳을 포함한 메이지 시대 산업유산 23곳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반발 등 논란이 일자 희생자들을 기리는 정보센터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산업유산정보센터를 유산 현장이 아닌 도쿄에 만들었고, 전시물에 조선인 차별이나 인권 침해가 있었다는 사실을 부각하지 않아 역사를 왜곡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과 위원회는 약속을 이행하라고 강조했지만, 일본은 이번 보고서에서도 이를 외면했다.

한국은 일본이 뒤늦게 세운 메이지 산업유산 정보센터에 한국인 강제동원 피해자 증언을 전시하라고 요청했지만, 일본은 한국인 노동자 증언 관련 연구용 참고자료를 센터 서가에 비치했을 뿐이다. 또 강제동원 시설에서 '다수의 한국인 등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가혹한 조건에서 강제로 노역'한 전체 역사를 설명하라고 요청했으나, 이 역시 반영되지 않았다.



2023년 9월 일방적으로 도쿄센터에 설치한 한일 강제병합 합법성 전시물과 강제동원 부정 자료 등을 철거하라는 한국 정부 요청도 거절했다. 강제동원과는 무관하다거나 한국인 노동환경·생활상이 일본인에 비해 차별적이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하는 전시 자료가 여전히 바뀌지 않은 것이다.

외교부는 대변인 논평을 내고 “세계유산위원회의 거듭된 결정과 일본 스스로 약속한 후속 조치들이 충실히 이행되지 않고 있는 데 대해 다시 한번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일본이 국제사회에 스스로 약속한 바에 따라 관련 후속 조치를 조속히 성실하게 이행할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전했다.

일본은 지난해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며 매년 정부가 참여하는 추도식을 개최하고 전시관에 강제동원 내용을 담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사도광산 노동자 전시물에 ‘강제’ 표현은 빠졌고 추도식 역시 내용과 관련해 한국과 사전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않는 등 진정성 없는 모습을 보인 끝에 양국이 따로 추도식을 개최하며 파행했다.

일본 측과 치열한 협상을 거쳐 산업시설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두 차례 동의했던 한국으로서는 계속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정부는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강제할 수단이나 별다른 제재 조치가 없어 마냥 일본의 선의에만 기댈 수밖에 없다.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이 앞으로도 계속 합의사항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는다면 한국인 강제동원 역사가 있는 유산의 추가 등재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