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톱은 미국의 유명 비디오 게임 유통회사다. 2021년 기관 투자들자들이 이 회사를 공매도로 공격하며 주가가 폭락한다. 이에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의 주식 토론방으로 2030 젊은 남성이 주축인 ‘월스리트베츠’의 회원들이 공매도 세력을 응징하겠다며 조직적으로 주식매수에 나서 주가가 다시 폭등했다. 이들의 공세적 방어로 앞서 ‘주가 하락’에 베팅했던 헤지펀드들은 막대한 손실을 보고 일부는 파산 위기에 처했다.
미국 블룸버그의 뉴스 편집자인 저자는 이번에 국내 번역된 ‘분노세대’(원제 The Trolls of Wall Street)에서 이른바 게임스톱 사태를 분석한다. 그리고 당시 사건이 “개인들의 단순한 충동이 아니라 기존 금융 시스템의 불평등과 부조리에 대한 젊은 남성들의 분노와 반발에서 시작했고 이제는 새로운 권력의 형성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2021년 발생한 미국 상장사 게임스톱의 주가 폭등락 사건을 모티브로 최근 젊은이들의 사회와 정치에 대한 ‘분노’를 설명했다. 이들은 분노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재선까지 이어지는 치명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 사건은 조직된 일반 투자자가 주식시장을 흔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들의 분노와 불만에 주목하게 했다. 이들은 기성세대의 관습과 권위를 불신하고 자신들의 사회적 소외를 오직 ‘분노’로만 표출하고 있다고 책은 지적한다.
이제 인터넷은 중요한 무기가 됐다. 저자는 이들 분노세대의 핵심 특징으로 ‘트롤링’(trolling, 인터넷에서 공격적 반응을 유도하기 위해 도발하는 행위) 문화를 꼽는다. 이들은 트롤링을 통해 자기 존재를 드러내고, 때로는 권력을 조롱하며 반란까지 일으킨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다만 아이러니하게도 분노세대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지는 못했다. 오히려 기성세대 중의 기성세대인 트럼프가 이의 수혜를 받았다. 트럼프는 이러한 온라인 남초 커뮤니티의 정서를 정치적으로 활용했고 또 공감을 얻었다. 대표적인 ‘민주국가’ 미국에서 가장 비민주적인 인물인 트럼프가 재집권할 수 있었던 것도 분노세대의 삐뚤어진 욕구 때문이었다.
저자는 “정치, 경제, 대중문화를 포괄하는 통제 불가능한 권력이 탄생하고 있다”고 말하며 규칙을 지키고 올바르게 행사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확한 사회 인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2만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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