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서울서부지법 난입 사태 이후 방검복을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 지도부와 고위 인사들의 신변 보호 강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12·3 비상계엄 선포와 서울서부지법 난입 사태를 계기로 야당 의원들의 신변 불안이 가중되면서 방검복 구매가 늘어나고 있다.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의원들 간 신변 위협이 심각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특히 지역구 활동 시 불특정 다수와의 접촉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가정보원 출신 박선원 의원은 지난 12월부터 레벨2 방탄·방검복을 상시 착용 중이다. 박 의원실은 "위협 문자가 지속적으로 접수되고 있다"고 밝혔다. 레벨2 방검복은 날카로운 도구의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수준이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방검 토시를 상시 착용하고 있으며, 위험 지역 방문 시 방검복을 추가로 착용한다"고 밝혔다. 한준호 최고위원도 외부 일정에서 방검복을 착용 중이다. 한 의원은 "비상계엄 이후 불안감을 느낀 아내가 사비로 구매해서 착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게시된 구체적인 테러 위협 사례들이 공개됐다. '머리에 바람구멍 통하도록 공기구멍 내자', '이재명 죽여서 이순신 동상 칼에...', '이재명·박찬대 칼 꽂아버린다', '굵직한 야당 새끼 하나 천국 보내고' 등 극단적인 위협 문구들이 소개되고 있다.
이에 일부 의원실에서는 국회 내에서도 의원 혼자 이동하지 않도록 보좌진 동행을 의무화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해 1월 부산에서 발생한 테러 이후 2명의 경호원과 상시 동행하고 있다. 야당 의원뿐 아니라 여당에서도 방검복 착용 사례가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진 김상욱 의원이 대표적이다. 김 의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역구인 울산 방문 시 방검복을 착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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