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검찰이 증거은닉을 교사했다고 주장했다.
창원지법 형사4부(김인택 재판장)는 20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명 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등에 대한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이날 명 씨와 변호인은 검찰이 공정한 수사를 하지 않고 있으며, 수사 과정에서 이른바 황금폰을 폐기하라는 권유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이번 발언은 검사가 명 씨 측에서 수사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반론을 한 데 따른 후속 반응이었다. 앞서 명 씨 변호인인 남상권 변호사는 검사가 명 씨에게 증거인멸을 교사했고, 그 구체적인 내용을 다 확보한 상황에서 1명의 검사는 직권남용으로 공수처에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는 발언을 했다.
이에 검찰은 "검사는 황금폰을 확보하기 위해 명 씨를 설득하는 등 진심으로 노력했는데, 명 씨가 증거인멸 교사를 주장하는 것에 유감스럽다"며 "2024년 12월 8일 조사 과정에서 황금폰을 버렸다는 주장을 펼치는 과정에서 왜 본인이 직접 버리지 않았는지, 어짜피 폐기할 폰이면 직접 폐기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추궁한 것을 두고 황금폰을 폐기하라고 한 것이라고 운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명 씨는 "검찰이 '전자레인지를 돌려서 황금폰을 폐기해라. 반납하면 우리도 부담스럽다. 아이폰을 쓰면 비밀번호가 16자리다'라며 증거은닉을 교사했다"며 "검사가 짜깁기로 조사를 하고 있는데, 공판 과정에서 모든 자료를 낼 것이다. 당시 나와 변호인이 모두 다 입회했으며, 변호사도 모두 들었다"고 반박했다.
또 이날 강혜경 씨 기소를 두고도 설전이 오갔다. 명 씨와 김 전 의원 변호인 등이 강 씨가 기소되지 않은 점을 들며 공정하지 못하다고 주장하며 기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명 씨는 "검찰은 대국민사기극을 벌이고 있는 강혜경을 기소 안하는데 무엇을 공모한 것이냐"며 "강 씨가 여론조작이라고 주장한 것은 자기 죄를 감추려는 의도로 강 씨를 기소하면 내 죄는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재판부에서 강 씨 기소 검토를 검찰에 물었고, 검찰은 피고인 신분으로 조사 중이며 기소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명 씨는 병보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하며 눈물을 호소하기도 했다. 남 변호사가 최근 건강이 악화된 경위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명 씨는 "무릎 관절이 관절염 4기로 약으로 해결이 되지 않으며, 영구 장애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가족 생각도 안난다"며 재판부에 무릎 부위를 보여주기도 했다.
한편 명 씨는 2022년 8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김 전 의원을 경남 창원 의창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로 추천하는 일과 관련해 8070만 원을 받고, 지방 예비 후보 2명에게 총 2억 4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2월 3일 구속기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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