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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사람냄새 나는 SF '미키17'…감독 인생 첫 멜로도 넣어"

기생충 이후 6년만에 신작 선보여

우주개척 투입된 복제인간 '미키'

원작보다 주인공 10번 더 죽어

노동자 계급의 치열한 삶 표현

정치풍자 담아●멜로 연출 뿌듯

첫 내한 패틴슨 '용감한 작품' 강조

"봉준호 비견할 감독은 4~5명뿐"

봉준호 감독과 배우 로버트 패틴슨이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미키 17'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미키 17'은 인간적인 공상과학(SF) 영화입니다. ‘미키’라는 평범하고 힘없고 어찌 보면 불쌍한 청년의 이야기이자 인간 냄새 물씬 나는 새로운 느낌의 SF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일 봉준호 감독은 영화 ‘기생충’에 이어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미키 17’ 푸티지 시사회(일부 장면을 공개하는 시사회)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여러분이 앞으로 생생하게 겪을 현실감 있고, 우리 피부에 와 닿는 SF 영화”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는 ‘더 배트맨’ 등에 출연해 우리에게도 친숙한 배우 로버트 패틴슨도 함께 했다.

봉 감독의 첫 할리우드 영화인 '미키 17'은 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 7'을 바탕으로, 얼음으로 덮인 우주 행성 개척에 투입된 복제인간의 이야기를 그렸다. 패틴슨이 임무 수행 중 죽을 때마다 폐기처분됐다가 복제 인간으로 되살아나는 주인공 미키 역을 맡았다. 17번째 미키가 죽지 않은 상태에서 어느 날 갑자기 18번째 미키를 맞닥뜨리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봉 감독은 계급 의식, 계급 간의 투쟁 등을 녹여내는 등 사회성 짙은 작품을 통해 우리 사회와 정치를 은유하고 풍자해 왔다. 이번 작품에서도 그런 특징과 성향은 그대로 드러났다. 비극적인 이야기를 풍자와 위트로 풀어 내온 '봉준호 표' 블랙 코미디가 빛을 발한다. 그는 “극한에 처해 있는 노동자 계층이다 보니 계급 문제가 스며들 수 있지만, 거창하게 계급 간의 투쟁을 다룬다는 식의 정치적인 깃발을 들고 있진 않다”며 “'괴물', '설국열차', '옥자'처럼 '미키 17'에도 정치적인 풍자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원작 소설에서 보다 미키가 10번을 더 죽도록 설정한 이유에 대해서도 노동자계급의 삶을 보다 치열하게 표현하고 싶어서라고 했다. 그는 “7번으로 충분하지 않다”며 “죽는 게 직업이고 일상인 미키를 더 여러 번 죽는 걸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말 SF지만 땀냄새 나는 영화라고 표현하고 싶을 만큼 인간미가 풍기는 영화”라고 강조했다.



봉준호 감독이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신작 영화 '미키 17'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화 속 눈길을 끄는 장면 중 하나는 빨간 모자를 쓴 대중들의 지지를 받는 정치인(마크 러팔로 분)의 등장이다. 트럼프를 연상하게 하는 그에 대해 “평생 한번도 악역을 해본 적 없다는 마크 러팔로가 새로운 유형의 독재자로 나온다”며 “지금껏 본적 없는 독재자 캐릭터인데 귀엽다. 그런데 이 귀여움은 위험한 귀여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SF는 이처럼 인간 사회나 정치에 대해 심각하게, 유머러스하게 마음껏 풍자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이라고 말했다.

봉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영화 인생 25년 만에 처음으로 사랑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도 깜짝 공개했다. 그는 “주인공 미키와 나샤의 러브스토리가 있다. 인간이 출력되는 와중에 러브스토리가 나오는 거다”라며 “정재일 씨가 만든 사랑 테마 음악도 있다. 멜로 영화라고 이야기하면 뻔뻔할 것 같지만 사랑의 장면이 있어 뿌듯했다”고 전했다.

배우 로버트 패틴슨이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영화 '미키 17'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키 역을 맡은 패티슨은 "'스타워즈' 시리즈와 비슷한, 거대한 스케일의 영화에서 가볍고 유머러스한 장면을 보여주는 SF물은 흔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미키 17'은 봉 감독님의 용감한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전 세계에서 봉 감독님 정도 수준의 감독은 네다섯명 정도밖에 되지 않을까 싶다”며 “배우들은 계속 한계에 도전하게 하는, 새로운 걸 제시해주는 사람과 일하고 싶어 하는데 봉 감독님이 그런 감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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