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공 식품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있다. 그런데 최근 한 연구에서 초가공식품이 ‘얼굴형’까지 바꿀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 발렌시아 가톨릭대학교 연구진들은 3~5세 어린이 25명을 추적한 결과 햄버거, 소시지, 치킨 너겟 등 초가공 식품을 많이 먹은 아이는 치아가 삐뚤어지거나 턱이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초가공식품은 과도한 첨가물이 들어가고 다른 식품보다 더 많은 가공 과정을 거치는 식품을 말한다. 케이크, 과자,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료, 피자,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가 여기 해당한다.
원인은 초가공 식품이 가공하지 않은 식품에 비해 부드럽기 때문이다. 이런 부드러운 음식을 주로 섭취할 경우 어린이들의 턱 발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부정 교합 및 호흡기 문제로 이어지는 사례가 발견됐다. 연구를 진행한 라우라 마르케스 마르티네스 박사는 "씹는 행위는 뼈 성장을 자극, 얼굴 근육을 강화하고 치아가 잘 정렬되도록 해 턱이 올바르게 발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과일, 채소 또는 천연 단백질처럼 단단하고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씹으면 턱 운동이 돼 부정교합 및 치열궁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부드럽고 씹는 데 별 노력이 필요하지 않은 초가공 식품은 턱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악안면 근육과 뼈를 자극하지 않아서 뼈 구조가 제대로 발달하지 않고 부정 교합과 호흡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라고 강조했다.
팀 스펙터 다이어트 전문가 겸 교수는 텔레그레프에 "수 백 년 동안 턱이 위축되는 걸 겪어왔지만 이런 현상은 특히 지난 20년간 빨리 진행됐다"면서 "아이들의 치열 교정 문제가 급증하고 있다. 교정기 사용이 많고 치아가 삐뚤어지는 사레가 잦아졌다"고 말했다.
한편 초가공식품은 젊은 암 환자들이 증가한 것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밴더빌트대학교 의료 센터의 대장암 전문의 케시 엥 박사는 “많은 젊은 암 환자가 고혈압, 고콜레스테롤, 당뇨병 등 잘못된 식단과 생활 습관과 관련된 질환을 앓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암연구기금(WCRF) 영양학자인 매튜 램버트도 “과도하게 가공되고 포화지방, 설탕, 소금이 많이 포함된 음식의 섭취를 줄이라고 권고한다”면서 “이런 음식에는 섬유질과 필수 영양소가 거의 없어 가끔, 소량만 먹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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