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간 전쟁을 이어오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휴전에 전격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자신의 대선 승리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15일(현지 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일단 42일간 교전을 멈춘 뒤 인질과 수감자를 교환하면서 영구적 휴전을 논의하는 3단계 휴전에 합의했다. 휴전은 19일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한 지 470일 만이며 1차 휴전이 파기된지 410일만이다.
트럼프는 이날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중동에서 인질들을 위한 합의(석방 합의)에 도달했다”며 “그들(인질들)은 곧 풀려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장대한 휴전 합의는 오직 우리의 역사적인 작년 11월 (대선) 승리로 인해 가능했다”며 “그것(자신의 대선 승리)은 내 행정부가 평화를 추구하고, 모든 미국인과 동맹들의 안전을 확보할 합의를 협상할 것이라는 신호를 전세계에 줬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이 휴전의 동력 위에서 역사적인 아브라함협정(트럼프 1기때 미국의 중재로 체결된 이스라엘과 주변국 간의 평화협정)을 확대하면서, 중동 전체에서 '힘을 통한 평화'를 계속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것은 미국과 세계를 위해 일어날 위대한 일들의 시작에 불과하다”며 “우리가 (오는 20일) 백악관에 입성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많은 것을 이뤘다. 내가 백악관에 복귀하면 일어날 모든 놀라운 일들을 상상해 보라”고 역설했다. 트럼프는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하마스가 현재 억류 중인 미국인 포함 인질을 자신의 취임(20일)때까지 석방하지 않을 경우 “중동에서 전면적인 지옥이 펼쳐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당시 트럼프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도 단상에 올라 휴전 협상과 관련해 “많은 진전을 이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이날 백악관에서 연설을 하고 휴전 협상 타결에 “매우 만족한다”며 “이번 협상은 내가 경험한 협상 중 가장 힘든 것 중 하나였으며, 미국이 지원하는 이스라엘의 압박 덕분에 이 지점에 도달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또 “이 협상이 내 행정부에서 개발되고 진행됐지만, 차기 정부에서 대부분 이행될 것”이라며 “지난 며칠 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측과) 우리는 한 팀으로 일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바이든은 “이 협상이 차기 행정부에서 이행돼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한목소리로 말할 수 있도록 트럼프 측과 긴밀하게 협력하라고 지시했다”며 “그게 미국 대통령의 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합의안에 따르면 하마스는 6주간 이어질 휴전 첫 단계에서 인질 33명을 석방한다. 여성, 19세 미만 인질을 먼저 풀어주고 이후 50세 이상 남성을 풀어준다. 일단 일주일에 3명씩 풀어주다가 휴전 기간이 끝나기 전에 나머지를 석방한다.
반대급부로 이스라엘은 석방되는 자국 민간인 인질 1명당 팔레스타인 수감자 30명을, 이스라엘 여성 군인 한 명당 팔레스타인 수감자 50명을 각각 풀어주기로 했다. 2023년 2023년 10월 7일 이후 붙잡은 팔레스타인 여성·어린이 수감자는 모두 석방한다. 로이터는 풀려나는 팔레스타인 수감자 총인원은 990∼1650명 사이가 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스라엘군은 휴전 첫 단계에 가자지구에서 점진적으로 병력을 철수해야 한다.
양측은 휴전 16일차가 되면 이스라엘 남성 군인 석방과 영구적 휴전,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 등 의제를 포함하는 휴전 2단계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한다. 휴전 3단계까지 이르면 이집트, 카타르 등 중재국과 유엔이 감독하는 가운데 가자지구 재건을 개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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