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암)이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과 함께 반도체 설계 기업 암페어컴퓨팅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소프트웨어업체 오라클이 투자한 암페어는 최근 전략적 선택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Arm의 인수 문의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오라클은 암페어에 대해 약 2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암페어는 인텔 임원 출신인 르네 제임스가 2017년 설립한 회사다. 서버 및 데이터센터용 중앙처리장치(CPU)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이른바 팹리스 기업이다. Arm의 설계도(아키텍처)를 활용해 CPU를 설계한다.
앞서 2022년 뉴욕증시 상장을 위해 기업공모(IPO)를 추진한 바 있지만 상장 작업은 원활하게 추진되지 못했다. 당시 기업 몸값은 약 80억 달러 수준으로 평가 받은 가운데 이후 시장에서 매각설이 이어졌다. 블룸버그는 “소프트뱅크, Arm, 암페어가 각각 현재 어떤 가격 수준으로 논의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면서도 “인수 논의가 결렬될 수도 있으며 다른 기업에 매각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정보기술(IT) 산업계에서는 거대기술기업(빅테크)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투자 붐이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힘입어 엠페어도 큰 수혜를 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빅테크들이 직접 반도체 개발에 뛰어들고 있어 치열해진 시장 경쟁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블룸버그는 “암페어는 AI 열풍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시장 경쟁이 치열해졌고 빅테크들은 암페어가 만드는 것과 동일한 종류의 칩을 개발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면서 “암페어는 더 큰 경쟁사인 인텔, AMD와 마찬가지로 CPU에서 가속기 칩으로 지출이 이동하는 데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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