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1은 어떤 기대도 없이 나온 작품이었고, 시즌2는 너무 큰 기대작을 내놓는 것이기에 떨리고 부담이 컸습니다. ‘왕관의 무게’라는 게 바로 이런 거구나 느꼈던 것 같습니다.”
황동혁 감독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이 한 명 한 명 저에게 시비를 거는 ‘악몽’을 꿀 정도로 부담이 컸는데 기록이 잘 나오고 있어 감사하다”며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 시즌2를 공개한 소감을 밝혔다.
오징어 게임 시즌2를 전 세계에 처음 공개했을 때 외신들의 평가는 엇갈렸고, 초반에는 흥행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공개 첫 주 기준 4억8760만 시간을 기록, 전세계 넷플릭스 콘텐츠 중 최대 시청 시간을 기록하는 등 시즌1의 인기를 능가하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인터뷰에서 황 감독은 “외신의 평가를 모두 읽어 봤다”고 말하며 입을 열었다. 그는 “시즌1은 기대 없이 나온 작품이고 그것에 대한 놀라움, 신선함 등으로 반응이 더욱 뜨거웠던 것 같고, 시즌2는 그만큼 신선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자본주의에 대해 더욱 날카롭게 비판해줬으면 좋겠다는 쪽과 도파민이 팡팡 터지는 얘기를 해줬으면 하는 쪽, 양쪽의 기대가 너무 커져 있던 상태라 그 모두를 만족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즌2에서는 극단적인 갈등과 분열, 양극화, 비인간화 등을 야기한 시스템에 대해서 비판을 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황 감독은 “10년 전 시즌1을 쓸 때보다 세상이 너무 안 좋은 방향으로 변했는데, 이 원인이 우리에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이런 세상을 만든 사람들은 정치 권력 또는 금융 권력, 관료 권력이든, 이 시스템을 만들고 우리 삶을 황폐화시킨 사람들인데 우리끼리 싸우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분노가 위를 향해야 하는데 아래나 옆으로 향하고 있는 게 답답해 보였다”며 “'우리가 싸워야 하는 대상은 우리에게 이 게임을 시킨 저놈들입니다'라는 기훈의 대사가 이를 함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즌2에 등장하는 ‘게임 속행(O)·중단(X)’ 선택의 투표 장면과 관련해 황 감독은 “지금도 대통령 관저 등지에서는 탄핵 찬성과 반대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서로 싸울까 봐 경찰이 선까지 그었다고 한다”며 “시즌2 게임장 숙소 안에 선을 긋고 싸우는 모습과 소름 끼칠 정도로 닮았다”고 말하며 놀라워했다.
황 감독은 K팝 그룹 빅뱅 출신 탑의 연기력 논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과장된 연기톤은 제가 원했던 것이고 사실 해외에서는 타노스에 대해 호평도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탑이 연기한 타노스와 공유의 첫 악역 ‘딱지맨’은 해외에서 강렬한 ‘신스틸러’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고, 해외 클럽에서는 ‘둥글게 둥글게’에 맞춰 춤을 추는 사람들이 등장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시즌2의 인기에 힘입어 벌써부터 시즌3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황 감독은 “새로운 게임이 나오고 조금은 충격적일 것”이라며 “인간이 갈 수 있는 그 밑바닥의 끝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정서적인 충격이 훨씬 센 장면들이 많이 나오지만 정말 재미있게 만들었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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