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구가 약탈해간 고려시대 불상을 한국 절도범들이 12년 전 국내로 다시 가져왔지만 법원 판결에 따라 내년 5월 일본에 반환될 전망이다.
27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서산 부석사 주지 원우 스님은 전날 불상 반환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원우 스님은 그동안 금동관음보살좌상의 소유권을 주장해왔으나 내년 5월 이후 나가사키현 쓰시마섬 사찰 간논지(觀音寺)에 불상을 반환하는 것과 관련해 협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금동관음보살좌상은 2012년 10월 한국인 절도범들이 간논지에서 훔쳐 국내로 반입한 것으로 높이 50.5㎝, 무게 38.6㎏이다.
부석사 측은 “1330년경 서주(서산의 고려시대 명칭)의 한 사찰에 봉안하려 제작한 불상이 왜구에 약탈당했다”며 “왜구에게 약탈당한 불상인 만큼 원소유자인 우리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2016년 유체동산 인도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부석사의 손을 들어줬으나 2심은 간논지의 소유권을 인정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취득시효' 법리에 따라 불상의 소유권이 간논지에 있다고 최종 판단했다. 취득시효란 타인의 물건이라도 일정 기간 문제 없이 점유했다면 소유권이 넘어간 것으로 보는 법리다.
부석사는 판결을 수용하면서도 반환 전 100일간의 법요(法要·불교 의식)를 요청했고 간논지는 '확실한 반환'을 조건으로 이를 용인했다. 법요는 이르면 내년 2월 중순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여 5월 하순 종료될 전망이다.
교도통신은 “당초 간논지는 5월 15일 이전 반환을 희망했으나 법요 일정에 따라 반환 시점이 조정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 절도범들이 2012년 함께 훔쳐 밀반입한 동조여래입상은 소유권 주장자가 없어 2015년 일본으로 반환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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