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동호인 테니스의 ‘대부’로 불리는 성기춘(사진) 한국테니스진흥협회(KATA) 회장이 74세의 나이에 동호인 테니스 전국 랭킹 1위에 올랐다.
18일 KATA에 따르면 성 회장은 이달 초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KATA 시즌 마지막 대회 하나은행컵까지 베테랑부(55세 이상) 2024시즌 1위를 확정했다. 또 만 25세 이상이면 누구나 출전할 수 있는 오픈부에서는 11월 충주사과배에서 우승하는 등 젊은 선수들과 겨뤄도 뒤지지 않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회장님’이라고 상대 선수들이 봐준 것은 물론 아니다. 쉬는 날 시간을 내 전국에서 모인 동호인들이 랭킹 포인트 1점에 울고 웃을 정도로 경쟁의식이 엄청난 데다 ‘고수’로 유명한 ‘회장님’을 이기면 자랑거리가 되기 때문에 오히려 이를 악물고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성 회장이 동호인 랭킹 1위로 시즌을 마친 것은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25세 이상이 나오는 오픈부 순위로도 30위권에 해당한다.
30대 초반 급성간염으로 6개월 넘게 입원하며 사경을 헤매기도 했던 그는 37세가 돼서야 처음 테니스 라켓을 잡았다고 한다.
성 회장은 “아침에 일어나 매일 20분씩 걷고 평소 쓰는 라켓보다 조금 무거운 것으로 스윙 훈련을 포핸드 150번, 백핸드 150번씩 한다”며 “그리고 1주일에 세 번 정도는 레슨을 받으러 간다”고 전했다.
테니스 유망주와 장애인 테니스 등에도 기부금을 후원하는 성 회장은 또 최근에는 스포츠 브랜드 바볼랏과 함께 대학생 테니스 클럽 회원들로 구성된 ‘팀 바볼루션’을 창단하는 등 테니스 저변 확대에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그는 “내년은 KATA 창설 30주년이 되는 해인데 더 좋은 동호인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며 “참가자 및 입상자들과 함께 메이저 대회와 같은 외국의 유명한 대회를 직접 보고 오는 기회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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