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녘 도심 하늘을 무리지어 날아 다니는 떼까마귀의 군무를 감상하며 생태전문가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울산시와 태화강생태관광협의회는 이말 달까지 중구 태화동에 위치한 태화강 생태관광 상설체험장 일원에서 ‘태화강 떼까마귀 군무 생태 해설장’을 운영한다.
생태 해설장은 매일 오후 4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자연환경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며 떼까마귀의 생태적 특성과 떼까마귀가 태화강 삼호대숲을 찾아오는 이유에 대하여 알아볼 수 있다. 가족이나 모임, 단체, 학교 등 단체 생태해설 관람은 태화강탐방안내센터로 예약하면 된다.
올해는 특별히 관람객들이 누워서 편안하게 떼까마귀 군무를 감상할 수 있도록 접이식 침대형 의자를 10대 설치했다. 또한 떼까마귀 원형배지 만들기 체험 등도 준비해 즐거움을 더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겨울철 태화강을 찾는 떼까마귀는 울산만이 가진 특별한 생태관광자원”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철새들이 찾아오는 건강한 생태환경을 조성하는 데 앞장서겠다”라고 말했다.
겨울 철새인 까마귀는 지난 2003년부터 매년 10월 중순이면 태화강을 찾는다. 처음엔 5∼7만 마리 정도였던 까마귀는 10여 년 전부터 10만 마리로 늘었다. 떼까마귀가 80∼90%로 다수고, 갈까미귀가 10∼20%가량 섞여 있다. 4월 말이면 몽골과 시베리아로 떠난다.
떼까마귀가 울산에 오는 것은 의식주가 안전하게 해결되는 태화강변 삼호대숲이 있기 때문이다. 태화강 건너 십리대숲 달리 이곳은 사람들이 쉽게 들어갈 수 없는 울창한 대숲(12만 5000㎡)이다. 한 곳에 모여 자는 습성이 있는 떼까마귀에게 따뜻하고 안전한 안식처가 된다. 떼까마귀는 해 뜨기 전 일제히 날아올라 먹이 활동을 시작한다. 반경 100∼130㎞ 이내인 경남 함양과 밀양, 경북 포항까지 날아간다. 가까운 울주군은 70%가 농경지라 까마귀의 먹이활동에 좋은 환경이다.
낮 동안 먹이활동을 하던 떼까마귀는 해가 저물기 전 서서히 삼호대숲 근처로 모여든다. 하지만 곧바로 잠자리에 들지 않는다. 무리가 다 모일 때까지 공중을 맴돌며 저녁 하늘을 아름답게 수놓는다. 울산 도심 곳곳에서 군무가 펼쳐지는데, 해질녘 10여 분은 태화강에서 전체 떼까마귀가 모인 마지막 절정의 군무를 감상할 수 있다. 무리가 다 모일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포식자인 수리부엉이나 매 등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한 집단행동이다.
떼까마귀는 동물 사체를 먹는 큰부리까마귀와 달리 곡물의 낟알 등을 먹어 환경부 지정 유해조수로 분류돼 있지만 산업도시 울산에선 생태 복원을 의미해 귀한 손님 대접을 받는다. 특히 태화강 삼호대숲은 국내 떼까마귀의 60%가 찾는 국내 최대 월동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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