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며칠 안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 독일 제1야당 기독민주당(CDU)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대표와 회담에서 우크라이나는 안보 보장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조만간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화해서 나토 가입 초청 문제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며 "그(바이든)는 현직 대통령이고 그의 의견에 많은 것이 좌우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기존의 고집을 꺾고 러시아에 점령된 영토를 완전하게 수복하지 못해도 나토 가입이 결정되면 휴전에 응할 수 있다고 제안했지만, 나토는 우크라이나의 가입 요청을 거부했다. 나토 가입 가능성이 낮아진 상황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내년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전까지 바이든 행정부를 상대로 사활을 건 외교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행보는 전날 트럼프 당선인의 나토 관련 발언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전날 방영된 NBC 인터뷰에서 다른 나토 회원국들이 미국을 공정하게 대우하지 않는다면 탈퇴 가능성을 고려할 것이냐는 질문에 "당연히 그렇다(absolutely)"고 밝혔다. 유럽의 동맹국들이 방위비 분담금을 지금보다 더 많이 내지 않고 '무임승차'한다면 나토 탈퇴까지도 검토할 수 있다는 언급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으로 서방의 지원에 힘입어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는 우크라이나는 '발등의 불'이 떨어진 셈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현재의 조 바이든 행정부와 달리 우크라이나 지원에 회의적이고 신속한 종전을 여러 차례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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