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대학교가 올해의 단어로 'Brain rot(뇌 썩음)'을 선정했다.
2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옥스퍼드대 출판부는 3만7000명 이상이 참여한 투표를 통해 6개 후보 중 'Brain rot'을 2024년을 대표하는 단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단어는 인스타그램 '릴스'나 유튜브 '쇼츠' 등 짧은 영상을 과도하게 소비하는 행위로 인한 정신적·지적 능력 저하 현상을 일컫는다.
옥스퍼드대 출판부 측은 "저품질의 자극적 콘텐츠를 과다 소비하는 현상이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경계하는 의미에서 이 용어가 주목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용어는 최근 등장한 신조어가 아니다. 'Brain rot'은 1854년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저서 '월든'에서 처음 등장했다. 당시 소로는 "잉글랜드는 썩은 감자를 치료하려 노력하면서도 뇌 썩음은 왜 치료하지 않느냐"며 복잡한 사고를 기피하는 당대 영국인들을 비판하는 데 이 표현을 사용했다.
앤드류 프르지빌스키 옥스퍼드대 심리학과 교수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 단어는 현 시대가 직면한 문제를 정확히 포착하고 있다"며 "소셜미디어 중독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의 불안과 불만을 종합적으로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옥스퍼드 사전 출판 책임자 캐스퍼 그래스월은 "특히 Z세대와 알파세대가 이 용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며 "소셜미디어의 해로운 영향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풍자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한편 옥스퍼드대 출판부는 매년 그해의 사회상을 대표하는 단어를 선정해오고 있다. 2023년에는 'Rizz(매력)', 2022년에는 'Goblin mode(고블린 모드)', 2021년에는 'Vax(백신)'가 각각 선정된 바 있다. 특히 2015년에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이모지가 선정돼 세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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