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여섯 신지애의 새 시즌 전망은 이번에도 ‘매우 맑음’이다. 일본 투어 통산 상금 1위 대기록을 눈앞에 둔 신지애가 호주에서 우승 소식을 전하며 2025시즌 전망을 밝혔다.
신지애는 1일 호주 멜버른의 킹스턴 히스GC(파73)에서 열린 호주여자프로골프(WPGA) 투어 ISPS한다 호주오픈 4라운드에서 이글 2개와 버디 4개, 보기 3개, 더블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70타를 쳤다. 2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한 그는 최종 합계 17언더파 274타로 2위 애슐리 부하이(남아프리카공화국)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었다. 상금은 28만 9000 호주달러(약 2억 6000만 원). 강한 비바람 속에 롤러코스터를 탄 신지애는 경기 후 “쉽지 않은 라운드였다. 이제야 한숨 돌리고 있다”며 웃었다.
프로 통산 65승째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가 주무대인 신지애는 지난해 6월 어스몬다민컵에서 64승째를 올린 뒤 올해 JLPGA 투어는 우승 없이 보냈다. 하지만 시즌 뒤 호주로 날아가 기어이 또 하나의 트로피를 보탰다.
호주 투어는 미국이나 일본 투어의 권위에 못 미치지만 호주오픈에는 종종 강자들이 대거 출전한다. 준우승한 부하이는 2022년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AIG 여자오픈 우승자이고 해나 그린, 그레이스 김(이상 6언더파 공동 4위), 이민지(3언더파 공동 7위) 등도 출전했다.
신지애는 2라운드까지 1타 차 공동 2위였다가 3라운드에 선두를 꿰찼다. 최종일 1번 홀(파5) 버디 뒤 2번 홀(파4) 더블 보기로 주춤했으나 3~5번 홀에서 버디-이글-버디로 4타를 줄이면서 흔들림 없는 선두 질주를 이어갔다.
신지애는 호주와 인연이 깊다. 2022년 팔꿈치 수술을 받은 그는 2023년 2월에 호주 빅토리아 오픈에서 우승한 뒤 그해 JLPGA 투어에서 2승을 거두고 대상 2위, 상금과 평균 타수 3위로 존재감을 뽐냈다. US 여자오픈 준우승, AIG 여자오픈 3위 등 LPGA 투어 메이저에서도 잘했다. WPGA 투어 통산 승수는 이번으로 5승.
올해 JLPGA 투어에서 신지애는 대상 부문 17위에 그치는 등 다소 조용한 편이었으나 통산 상금 1위인 후도 유리(일본)의 기록에 약 119만 엔(약 1110만 원) 차로 다가서 내년 시즌 신기록 작성을 예약했다. 올해 파리 올림픽 선발을 목표로 LPGA 투어 대회를 자주 나갔던 신지애는 내년에는 JLPGA 투어에 집중할 계획이다.
우승을 확정한 신지애에게 물을 뿌려주며 축하하는 무리 중에는 17세 아마추어 국가대표 양효진과 발달장애 남자 선수 이승민(하나금융그룹)도 있었다. 양효진은 2라운드까지 깜짝 단독 선두를 달렸다. 3라운드에 3타를 잃고 6위로 밀렸다가 이날 1타를 줄여 7언더파 3위라는 우수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이승민은 전날 킹스턴 히스에서 치른 세계장애인골프(G4D) 투어 올어빌리티 챔피언십(AAAC)에서 사흘 합계 4언더파로 우승했다. 10오버파의 2위 그룹을 무려 14타 차이로 제쳤다. 2위 중 한 명은 US 어댑티브 오픈 2·3회 연속 우승의 킵 포퍼트(잉글랜드). 이승민은 US 어댑티브 오픈 초대 챔피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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