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입원 환자의 한 끼 식사 비용이 5000원대로 책정되면서 병원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재 시중 외식 물가와 비교해도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입원 환자 식대 세부 조정안'에 따르면 내년도 식대는 올해 대비 3.6% 인상된다. 일반식 기준으로 의원급은 4600원, 병원급은 5030원, 종합병원은 5290원, 상급종합병원은 5530원이다. 치료식의 경우 6390~7210원으로 책정됐다.
특히 의료급여 대상자의 식대는 올해와 동일한 4230원으로 동결됐다. 이는 일반 환자와 동일한 식사를 제공하면서도 병원이 더 적은 비용만 받게 되는 구조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라면 한 그릇값도 안되는 수준" 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병원들은 끼니당 7000~9000원 수준의 식사를 제공하고 있지만, 원가 보전율은 60% 안팎에 그치고 있다.
더욱이 식자재 가격 상승이 발목을 잡고 있다. 올해 신선식품 물가상승률은 6.8%로, 전체 소비자물가상승률(3.6%)을 크게 웃돌았다. 여기에 주 52시간제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대한병원협회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병원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서인석 병협 보험이사는 "최저임금이 급격히 상승했던 2018~2020년에도 식대 인상률은 1%대에 머물렀다"며 "양질의 환자 식사 제공을 위해서는 현실적인 수준의 식대 인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입원환자 식대는 2006년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당시 환자 부담 완화를 위해 도입된 제도지만, 20년 가까이 지난 현재 물가상승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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