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평소 민물새우를 잡는다”는 주민의 말 한 마디로 하천에 빠져 있던 70대 치매 노인을 구조한 사연이 전해졌다.
30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전 6시 38분께 다급한 한 남성의 전화가 112에 걸려 왔다. 남성은 “치매를 앓는 아버지가 전날 저녁에 나간 뒤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신고했다.
실종신고를 접수한 광주 북부경찰서 석곡파출소는 실종자 A(70)씨의 동선을 추적하기 위해 그의 집으로 출동했다. 그러나 A씨 집 주변에는 폐쇄회로(CC)TV가 없고, 농촌마을인 탓에 수색 범위가 넓어 수사망을 좁히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국 경찰은 ‘A씨가 검은 외투를 입었다’는 단서 하나를 들고 마을 주민들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였다. 그러던 중 한 주민이 “A씨가 종종 민물새우 등을 잡는다”는 진술을 듣고 경찰은 ‘혹시나 평소처럼 하천을 가지 않았을까’라고 추측하며 인근 하천인 석곡천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경찰의 예상대로 A씨는 석곡천에 빠진 채 발견됐다. 전날 내린 비로 수위가 A씨 가슴까지 차올라 있었고, 빠른 유속 때문에 A씨 스스로 빠져나오기 힘든 상황이었다.
급기야 이날은 강풍까지 불면서 추위가 상당했다. 이에 석곡파출소 윤희준·김영종 경위는 조금이라도 지체했다간 A씨의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겠다는 생각에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이들은 저체온증에 시달리고 있던 A씨를 급히 물에서 꺼낸 뒤 구급대원이 도착하기 전까지 담요를 덮어주고 손발을 주물렀다.
다행히 A씨는 생명에 지장이 없었으며 현장에 도착한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신고 2시간여 만에 아버지를 찾았다는 소식에 신고자인 아들은 연신 경찰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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