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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과 싸우는 안면마비 환자들, 희망잃지 말길"

■김진 동탄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인터뷰

안면마비 골든타임 48시간…사흘 이내 응급실 찾아야

고용량 스테로이드 투여, 안면신경 부종 빼주는 게 핵심

수술 외에도 보톡스 주사·도수치료 등으로 후유증 치료

김진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가 안면마비의 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동탄성심병원




“(안면마비에 관해서는) 웬만한 의사 못지 않을 겁니다. 질문의 수준이 의사 뺨칠 정도로 날카롭다니까요. ”

김진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블로거로 활동하는 환자를 아느냐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누군지 알 것 같다”며 미소를 보였다. 환자와 처음 대면하던 순간을 떠올리고는 “진료실에 들어서자마자 태블릿PC를 켜더니 미리 작성해온 20여 개 질문을 쉴새 없이 쏟아내 적잖이 놀랐던 기억이 난다”고 회고했다. 진료실 밖에서 기다리는 환자들 생각에 조급하면서도 ‘오죽 답답하고 괴로웠을까’하는 마음이 들었다는 것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안면마비 환자 3명 중 2명 정도는 귀 뒷부분의 통증이나 먹먹함 같은 전조증상을 겪는다. 혀의 절반에서 맛이 느껴지지 않거나 눈물이 갑자기 많이 나오는 것 같은 전조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문제는 이러한 증상이 안면마비 때문인지 잘 몰라 놓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안면마비 증상이 나타났을 때 가장 먼저 이비인후과를 떠올리지 않는 것도 후유증을 키우는 주범으로 꼽힌다. 이러한 정보를 알리는 것도 의료진의 중요한 책무인데 본인이 미처 못하는 일을 환자가 대신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미안하고 고맙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안면마비의 골든타임은 48시간이다. 적어도 72시간을 넘겨선 안된다”며 “응급실에 가서 가능한 빨리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복용해야 완전 회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당부했다. 안면마비는 안면신경이 염증에 의해 부어있는 상태다. 염증으로 안면신경이 부어오르면 귀 안에 있는 골조직에 의해 압박을 받게 된다. 이 상태가 72시간 이상 지속되면 안면신경에 비가역적인 변성이 이뤄질 수 있다. 나중에 부종이 빠져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기도 한다. 김 교수는 “이처럼 단순한 원칙이 대형 병원에서조차 지켜지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

환자들의 간절함을 이용하는 몇몇 병원들의 상술 때문에 안면마비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친 사례를 볼 때면 답답할 따름이다. 침치료나 전류를 통하게 하는 전기침 시술을 반복적으로 받고 연합운동이 생겨 찾아오는 환자들도 많다. 안면마비의 대표적인 후유증인 연합운동은 손상된 신경이 재생하는 과정에서 눈으로 갈 신경이 입으로 가는 등 신경끼리 합선이 일어나 발생한다. 입을 움직이려는데 눈가가 조이거나 눈을 깜빡일 때 입가가 실룩거리는 등 원치 않는 얼굴 근육의 움직임이 생긴다. 김 교수는 “증상이 심하고 오래된 경우가 아니면 보톡스 같은 주사치료 후 도수치료를 병행하는 것 같은 재활치료로도 안면마비의 후유증이 개선될 수 있다”며 “젊은 나이에 안면마비가 찾아와 위축되고 마음에도 병이 든 환자들을 위한 심리치료 등 제도적 지원도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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